대도시 지하철역에서 귀가할 때 술 취한 사람이나 노숙자들이 벤치에 누워있어 불안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벤치 중간에 팔걸이가 설치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에 숨은 CPO의 역할이 있었다고 한다.

CPO(Crime Prevention Officer)는 범죄예방 진단팀이다. 범죄예방진단팀은 범죄 취약 요소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범죄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국 모든 경찰서에 1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접했던 CSI, 범죄 프로파일러가 사후적 경찰 활동이라면 CPO는 사전 경찰활동이다.

아직은 생소한 자치경찰제란 기존의 국가 경찰에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인 생활안전·여청·교통 등을 분리·운영하는 제도로 국가 경찰은 경찰청장이 지휘·감독하는 반면, 자치 경찰은 시·도지사 소속으로 자치 경찰 위원회를 설치해 생활안전·교통 등 분야를 지휘·감독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경찰은 전국의 그물망 조직을 이용하여 각 지역 범죄 발생 분석과 범죄 발생 요인에 대해 지역적, 인적 요소를 면밀하게 분석 후 데이터 베이스화시켜 범죄예방활동에 활용 중이다.

고흥지역은 2021년 상반기 고흥군으로부터 예산을 확보해 18개소 36대의 CCTV(회전형 18대·고정식 18대), 편의점에 비상벨, 바닥 조명(로고젝트), 공중화장실 15곳을 선정해 비상벨, 안심 거울 등을 설치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CCTV 광케이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4월부터 515개 마을 총 985대 CCTV를 범죄나 실종 발생 시 즉시 활용해 범인 검거, 실종자 수색, 위험방지 예방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7월 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시행 중이다.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치안서비스’로 지역 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 경비교통, 여성 청소년 관련 수사, 교통사고 조사, 가출인 등 주민과 밀접한 분야에서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국 경찰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치매 어르신 실종, 자살 위험 신고 등 사건처리와 함께 지자체에 피해자에 대한 복지 행정을 연계하고 교통사고 발생 시 교통안전시설을 점검하고 개선해 적극 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자치경찰제는 단순히 경찰권의 일부를 자치단체에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라 치안 활동의 주체가 경찰, 자치단체, 주민이 돼 지역의 안전을 목표로 협업하는 관계로 될 것이다.

나아가 경찰과 자치단체가 협력해 범죄 취약 환경 등을 개선, 아동·여성·노인· 다문화가정 등 범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는 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의 지원, 일상 속 안전과 치안까지 개선하는 주민 친화적인 제도인 만큼 다양하고 폭넓은 주민 의견을 수렴한 정책 시행으로 지역민의 삶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자치경찰제도의 성공은 경찰과 지방자치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으며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커질수록 자치경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치경찰제와 범죄예방진단제도를 통해 더 안전한 지역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현장은 세밀하고 안전하게, 업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과정은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지자체, 유관단체,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