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개선해 농지를 보전하면서도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법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은 16일 “정체된 농가소득을 올리고,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농지가 훼손되고 전용되는 난개발을 막는 ‘영농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영농태양광발전법)’을 곧 발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월 ‘영농형 태양광’ 시설 도입을 위한 ‘농지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담지 못한 한계가 있어 이번 법 제정을 통해 세분화했다.

특히 농촌에 태양광 도입을 우려해 농지법 개정안에 반대해온 한농연,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의 유관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영농태양광발전법에 담았다.

농가 소득은 지난 1994년 1032만 원에서 2019년 1026만 원으로 25년이 지나는 동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LH 사태로 인해 농지를 소유한 농업인들의 재산권 행사는 더욱 어려워졌고, 고령화된 농업인들은 농사 여력을 잃어 임차농에게 수익의 80~90%까지 내주는 상황이다.

특별한 대안이 없다면 도·농 소득 격차는 갈수록 커져 이농과 탈농이 가속화되고 인구소멸지역이 날로 늘어날 전망이다.

태양광 사업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사라진 농지는 총 5616.8㏊로 여의도 면적의 20배에 달한다.

한편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이 식량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는 곧 식량 위기이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탈(脫)화석연료의 기후농업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에너지 전환 지수(ETI) 2021’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전체 분석대상 115개국 가운데 에너지전환지수 순위가 49위로, 선진국 중에는 최하위권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이 최근 영농태양광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위성곤, 박정, 김정호 의원이 발의한 농지법 개정안들이 그것이다.

영농태양광발전지원법은 농가소득 증대와 농지전용 금지, 농민의 재산권 보장, 임차농의 권리 보호 등을 포괄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FIT(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를 우선 적용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농지 보전과 함께 소농에게 전력 판매 수입을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형 FIT의 적용은 ‘농민기본소득’과도 같은 안정된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귀농·귀촌의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비농업인이 영농태양광만을 위해 농지를 취득하는 행위를 제한했다.

임차농 등 경작자의 소득감소분을 태양광발전 수익으로 보장하는 ‘주민 조합형 영농태양광 모델’을 도입했다.

아울러 농작물 등의 수확량이 3년 연속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영농태양광 사업의 승인을 취소하도록 했다.

영농태양광시설에는 농지를 훼손하는 자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대통령령에 정하는 농작물 외의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게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영농태양광 발전 설비를 ‘농업생산보조시설’로 규정한 점도 눈에 띈다. 농지에 대한 각종 세제 지원과 직불금 등의 적용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