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노출돼 전 재산을 잃을 뻔한 80대가 은행원의 기지로 소중한 돈을 지켰다.

29일 광주 북부경찰 등에 따르면 북구 두암신용협동조합(이하 두암신협)에 근무하는 A씨는 최근 통장에 든 1억 3000만원을 모두 현금화 해 달라는 80대 고객을 마주했다.

오랜 기간 적금을 부어 오며 차곡차곡 만든 목돈을 한꺼 번에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는 고객의 요청에 A씨는 곧장 수상함을 느꼈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것이다.

이내 A씨는 고객에게 돈의 용처를 캐물었지만 ‘몸이 아파 병원비에 쓰려고 한다’, ‘집을 고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계속 해 예탁금 중도해지를 요청했다.

고객의 표정과 예탁금을 현금화 하려는 고객의 모습에서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한 A씨는 곧장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또 계속해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고객은 되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A씨의 말을 무시하고 현금 인출만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은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계속됐다. 그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급하게 전화가 끊긴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인지, 감사함을 전했다.

A씨는 “평소 조합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게 효과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소중한 돈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경찰은 신속한 신고로 보이스피싱 예방에 앞장선 A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