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태양’(sun)에 이어 최근에는 ‘바람’(wind)이 대세다. 바야흐로 그린에너지 시대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한국판 그린뉴딜을 선도할 대표사업은 바로 ‘해상풍력’(Offshore wind power)이다.

자치단체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도 해상풍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에 따른 성공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 달성, 그린에너지 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육상풍력(54.2GW)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최근 해상풍력(6.2GW)의 발전 수요와 성장 속도는 압도적이다. 돈이 되는 데다 좋은 일자리에 기후변화에 대응도 가능해서다.

그동안 국내 풍력발전은 더뎠고, 해상풍력은 아주 미미했다.

2000년대 초 시작된 국내 풍력발전 규모가 20년 동안 누적 1.49GW에 불과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17.7GW(해상풍력 12GW)로 10배 이상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해상풍력이 날개를 달게 됐다. 그 중심에 전남이 있다.

전남은 수심 50m 내외의 연안지역이 넓게 퍼져 있고 바람도 좋아 해상풍력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해상풍력 잠재량이 풍부한 전남도는 신안 앞바다에 2030년까지 48조원을 투입해 8.2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단일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8.2GW는 원자력발전소 8기의 설비용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서울과 인천시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특히 터빈 뿐만 아니라 지지구조물, 설치 선박, 해저케이블 등 해상풍력 관련 450개의 기업을 유치·육성해 전남상생형 일자리 12만개를 창출하게 된다.

현재까지 사업 추진은 순조롭다.

전남도는 지난 2월 신안군, 한전, 민간발전사 등 18개 기관과 신안 해상풍력 1단계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시동을 걸었다. 이어 9월에는 전남도와 신안군, 새어민회, 신안군수협 등 4자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주민 수용성도 확보했다.

지난 5일에는 해상풍력 로드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신안해상풍력 민간협의회’도 출범했고, 연내 전남형 상생일자리 선포식을 개최해 해상풍력 중심지 전남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풍부한 바람자원을 활용해 전남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전남형 상생일자리’ 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빅 픽처’(Big Picture)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신안 8.2GW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그린뉴딜 전남형 상생 일자리 사업’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8.2GW 해상풍력단지를 반드시 성공시켜 그린국가 선도에 성공신화를 써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안 해상풍력단지 구축에 공감하며 여러 부처를 거쳐야 하는 해상풍력 발전계획 인·허가를 일괄처리 할 수 있는 ‘해상풍력개발지원본부’ 같은 추진체계 필요성을 인정했다.

8.2GW 신안 해상풍력사업은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이다.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준공까지는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리는 대형프로젝트다.

시작은 순조롭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와 전남도, 신안군, 발전사, 지역민 등 모든 주체가 함께 상생 협력해야만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어업 자원을 보전하고, 어민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해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해상풍력과 수산업, 주민들이 동반성장해야 사업이 지속 가능하며, 상호이익도 증대된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풍력발전기 생산·조립단지 구축,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과 함께 핵심부품기업들을 유치해야 고용창출을 극대화하고 지역의 주축산업으로 성장이 가능해진다.

특히 국가 차원의 송배전 공동접속설비의 선제적 투자와 여러 부처 인허가를 총괄 처리할 지원본부 설립, 신항만 전용부두와 배후단지 구축, 특별법 제정 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산업자원부 풍력 관련 기구를 추진 중인 데다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인 한전도 풍력추진단을 꾸린 것은 고무적이다. 이에 발맞춰 도 차원의 추진단이나 과 단위 조직을 만들어 행정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해상풍력 시장을 전남이 선점할 수 있다. 전남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포스트 코로나시대, 저탄소 경제·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해상풍력은 주민들과의 상생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지역주민, 즉 어민과 지자체, 정부 등 모든 주체가 소통하고 상생 협력해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전남형 상생 일자리’의 마중물이 될 신안 해상풍력이 전남은 물론 국가의 미래 재생에너지의 전초기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