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음악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한 재즈 전문 공연장 살롱드 재즈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가운데 인디 뮤지션들이 꾸준히 무대를 열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공간이 있어 주목된다.

광주 동구 천변우로 광주공원 맞은편에 자리한 인디 라이브클럽 ‘존앤마리아’(수기동 106-3)가 그곳이다.

지난 2018년 10월 문을 연 이곳은 낮에는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로, 저녁에는 미니 콘서트가 가능한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피아노와 신디사이저, 기타, 드럼 등 악기가 구비돼 있어 음료를 마시며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싱어송라이터들의 무대와 포크 음악 또는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음악들이 흘러나왔다.

또 회의를 하거나 모임 장소로 손색이 없는데다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연주를 할 수 있는 등 뮤지션들의 아지트이자 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돼왔다. 이 공간 지하에는 실비로 대관이 가능한 10여 명 규모의 콘서트홀이 마련돼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 매달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는 정기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연장이 현재 문을 닫은 상황이어서 온라인으로 공연 영상을 공개하기 위한 비대면 공연장으로 사용 중이다. 이곳에서의 공연을 촬영, 편집해 SNS를 통해 선보이는 것이다.

블루스팀 마인드 바디앤 소울의 공연을 보러 존앤마리아를 찾은 사람들.

‘존앤마리아’는 결혼 13년차인 박성언(40)·장혜란(37)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 이름은 천주교 신자인 두 사람의 세례명에서 따왔다. 박 씨는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연주·작곡·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오월창작가요제’ 음악감독 및 연출을 맡은 바 있으며, 코리아-유라시아 로드런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인 장 씨는 오월가요제 주제공연과 지역의 크고 작은 무대에 서온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다.

‘존앤마리아’를 운영하게 된 것은 인디 뮤지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음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요. 궁극적인 목표는 ‘존앤마리아’가 상업성을 떠나 나눔을 실현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거예요. 소외된 이웃들이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커피 한 잔하면서 고민을 떨어놓고, 함께 방법을 찾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밖에서 돈을 더 벌어야 되겠죠.”(웃음)

박씨는 장 대표와 ‘존앤마리아’를 시작하기 전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남대 후문 인근에서 ‘에비로드’라는 라이브클럽을 운영했다. 그의 우상인 영국 밴드 비틀즈가 마지막으로 녹음한 앨범이자 커버로 유명한 횡단보도 길 이름이다.

광주 동구 천변우로 광주공원 맞은편에 자리한 인디 라이브클럽 ‘존앤마리아’를 운영 중인 박성언·장혜란 부부.

지역에서 인디 뮤지션들이 무대를 펼칠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당시 이곳을 운영하며, 전국 여러 뮤지션들을 만나 이들의 무대를 선보였다. ‘존앤마리아’ 운영을 하게 되면서 유지하기가 힘들었던 이곳은 자연스럽게 접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곳은 박씨가 어릴 적부터 꿈꿨던 녹음실로 쓰고 있다. 어니레코딩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꾸며 오디오 출판 및 녹음실로 활용하면서 지역 뮤지션들의 앨범 작업을 돕고 있다.

이같은 경험이 ‘존앤마리아’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지하에 있는 공연장에서 10인내외 공연을 진행하는 한편, 뮤지션들을 모아 다시 1~2주에 한번 정기공연을 열 계획이다.

끝으로 존앤마리아의 바람을 들려줬다.

“‘존앤마리아’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자 매일 밤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음악 매개로 영감 나누는 공간됐으면 하는 거죠.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로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다함께 이 위기를 잘 이겨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