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연구회 얼쑤는 25~26일 이틀간 대촌전통문화커뮤니티센터에서 ‘제10회 광주예술난장 굿판’을 연다.
타악기의 신명나는 두드림, 춤꾼들의 예스러운 몸짓들, 대동신명을 이끄는 예인들의 걸판 진 굿판이 ‘눈 호강’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굿판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굿물은 ‘도깨비’다. 여기서 ‘도깨비’는 일상적으로 구조화된 사회적 모순을 뒤엎는 매개체가 된다.
임인자 예술감독은 “전남 진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굿’은 결혼한 여성들만 참가해 행하는 제의다.
이들은 굿을 통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 유교 이데올로기를 전복시켰다”며 “10돌을 맞은 광주예술난장 굿판은 ‘도깨비’를 굿물로 해, 우리 자신과 사회의 모순을 뒤엎는 해방과 난장의 시간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굿판’은 소통마당·신진마당·굿마당·판마당·항꾸네 마당 등 5개 판으로 꾸며진다.
먼저 항꾸네마당에서는 본격적인 굿판에 들어가기 전, ‘굿물’을 함께 만들어본다. 축제장에 입장하기 위해 도깨비로의 변장은 필수다. 관객들은 탈, 옷, 폐품 등 저마다 방식으로 도깨비를 표현한다. 도깨비인형극, 동화구연이 선보이고 도깨비풀(물놀이장)은 축제장의 열기를 식혀준다. 무엇보다 굿판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먹거리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대촌부부농악단·마을기업·청년문화단체 등이 잔칫날에 어울리는 맛깔나는 음식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여기다 광주예술난장 굿판 10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가 관람객들을 맞고, 행사장 내 빛고을공예창작촌에서는 지역 공예가 30여 명의 공예품들을 볼 수 있는 거리가 꾸며진다.
역시 가장 특별한 볼거리는 ‘굿마당’이다.
 |
25일 오후 10시에는 진금순 신안씻김굿 예능보유자가 ‘소안도 항일운동가와 한국전쟁 전후 피해자를 위한 씻김굿’을 올린다.
26일에는 영광우도농악보존회가 ‘우평마을 도깨비고사’를 진행한다.
굿마당이 전통공연예술 그 자체를 재현해낸 것이라면, 판마당은 전통 마당에서 벌어졌던 판의 원형을 되살려낸다.
공연은 신을 맞는 ‘영신’ 도깨비굿을 시작으로, 즐겁게 노는 ‘오신’, 신을 보내는 ‘송신’ 등 전통축제 진행 방식을 따른다. 마당을 중심으로 원형 형태의 객석을 쌓아, 공연자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25일에는 △이시준태평소연구소 ‘취선악 태평소 브라스 밴드’ △하땅세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 △악단광칠 ‘복을 파는 유랑악단’의 공연이 준비됐다. 또 이번 굿판을 위해 공모한 작품들도 판마당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구본진 ‘말뚝이 변검’ △마당극단 좋다 ‘돌아온 약장수’ △훌 ‘독각귀 잔치’ △타악그룹 얼쑤 ‘두두리’가 준비됐다. 판마당의 대미는 신을 보내고 본래 삶으로 돌아가는 ‘송신’ 도깨비놀음으로 장식된다.
여기다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품을 만나보는 ‘신진마당’도 기대를 모은다. 요노컴퍼니 ‘소리꾼 탭꾼’, 뽀삐와 아이들의 ‘난장판’, 헤이스트링 ‘헤이헤이헤이’ 창작국악그룹 노라 ‘태평한 노래’ 등 전통에다 현대적 감각을 얹어낸 개성 만점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신진마당은 축제 기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소극장에서 열린다.
김양균 얼쑤 대표는 “도시화와 표준화의 미명 아래 사라져 간 연희들을 발전시켜왔다면 어떤 판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자리가 바로 광주예술난장 ‘굿판’이다”며 “굿판의 10주년을 맞아 어느때 보다 더 알차게 꾸몄다. 오지게 재미있고 신명 나는 굿판에서 함께 즐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예술난장 굿판 입장료는 1일 1만원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smartstore.naver.com/artgoodpan)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62-676-38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