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으로 영어를 배울 수 없게 된다.

지난 2014년 ‘국민적 관심이 높은 영어과목의 경우 지나친 선행학습 경쟁으로 사교육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일명 ‘선행학습 금지 특별법’이 제정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문제는 이 법이 이대로 시행될 경우 방과후수업에 대한 선택의 자유는 물론, ‘공교육 정상화’라는 당초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가 단순한 외국어가 아닌 글로벌 시대에서 필수로 자리 잡은 요즘, 방과후교육 영어수업 금지는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청와대에 게시된 수백개의 영어수업 금지 폐지 청원들에는 당장 사설영어학원을 알아보고 있다며 한탄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엔 더욱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국비지원을 받아 무료로 영어 방과후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경우 수십만원에 이르는 사설영어학원의 수업비에 그동안 잘 배우던 영어를 그만둘 처지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선행학습을 금지하기 위한다는 법의 취지가 결국 저소득층에만 적용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또 교육부가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유치원·어린이집의 방과후 영어교육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의 자유가 없는 교육에 계층 간 ‘차별’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과후수업 교사에 대한 처우도 함께 논란이다.

한 방과후 교사는 “현재 2명인 영어교사가 1명으로 줄어들게 됐다”며 “일자리를 잃게 될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 교사들도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게 생겼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저학년 학생들의 창의성 신장을 위해 특기 적성·놀이 중심의 방과후교육 개편은 미래 성장동력인 어린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가 없는 일방적인 통보보다 철저한 현장·수요조사를 통한 정책의 개편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