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남도의 소리…한가위 앞두고 잡가 한마당
향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 23일 광산문예회관
육자배기·화초사거리·새타령 등 흥과 한 풀어내
육자배기·화초사거리·새타령 등 흥과 한 풀어내
입력 : 2026. 09. 11(금)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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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연 대표가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를 완창하는 모습.

향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대표 주소연)는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한가위 한마당 잡가’를 선보인다. 사진은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완창발표회 모습.
향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대표 주소연)는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한가위 한마당 잡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26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간단체 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전통 소리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활동해온 항산주소연판소리보존회가 남도 특유의 짙은 흥과 여운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준비한 무대다.
공연의 중심에는 ‘잡가’가 놓인다. 잡가는 상층 문학권의 정통가요인 가곡, 시조에 비해 체계화되지 못한 노래, 곧 잡스럽거나 속된 하층 문화권의 노래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조선 후기 평민과 서민들의 생활 정서가 담긴 노래로 발전하며, 오늘날에는 민중의 삶과 감정을 생생하게 전하는 전통 성악 갈래로 평가된다.
특히 남도잡가는 서정적이면서도 진한 시김새와 풍부한 성음이 특징이다. 전라도의 삶과 자연, 사랑과 이별, 흥과 한을 노래하며 판소리와 민요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리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번 무대는 보렴, 화초사거리, 육자배기, 새타령, 흥타령, 성남진 등 남도잡가의 대표 곡목으로 꾸며진다.
‘보렴’은 불가의 소리에서 비롯된 곡으로, 장중하면서도 염원과 기원의 정서를 담고 있다. ‘화초사거리’는 산타령에서 갈라져 나온 노래로, 진달래와 난초 등 꽃 이름을 엮어 부르며 풍류와 여흥의 정취를 전한다.
‘육자배기’는 전라도 지역에서 불리는 남도잡가의 대표곡이다. 선율의 굴곡과 깊은 성음으로 남도의 한과 흥을 함께 담아내며, 남도 소리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새타령’은 새들의 이름과 울음소리를 엮어 부르는 노래로 흥겹고 활달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흥타령’은 남도민요의 대표적인 곡으로, 삶의 애환과 흥을 동시에 품은 선율이 특징이다. ‘성남진’은 전통적인 남도 소리의 멋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곡목으로 무대의 깊이를 더한다.
이날 공연에는 주소연을 비롯해 김다정, 김안순, 주현주, 김소희, 주랑, 김락예, 박시본, 박신웅, 김채원, 박도영, 김연주, 박소연, 김예찬, 반가연, 나빌레라예술단 등이 출연해 남도잡가의 다양한 결을 선보인다. 사회는 윤종호가 맡는다.
주소연 대표는 “예로부터 잡가는 조선 후기 광대와 사당패 등 전문 소리꾼들의 숨결 속에서 피어난 민중의 노래이자, 우리 삶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낸 서민 문화의 정수였다”며 “전라도 지역에서 전승돼온 남도잡가는 서서 소리를 하는 남도입창의 늠름한 멋과 남도 특유의 깊은 육자배기토리 음색이 어우러진 소리의 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 계절에 풍류를 주제로 깊은 울림의 무대를 준비했다”면서 “전통 소리를 통해 관객들이 삶의 여유와 흥취를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전석 초대.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