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특징 반영해 ‘포용 관점’서 디자인 구현"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도시지하철프로젝트’ 이끈 최태옥 코디
키워드 ‘5·18항쟁·무등산’…장애인 입출구 등 개선
전남·조선·전북대 학생 12명 참여 ‘실용화’ 기대도
입력 : 2025. 09. 01(월)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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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개막된 ‘2025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는 19개국 429명, 84개 기관·단체, 작품 163점이 출품됐다. 그런데 이중 가장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가 최태옥 코디네이터가 주도한 ‘도시지하철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처음 전시개요가 발표됐을 때부터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시민대중들의 일상 공간에 자리한 기존 역 공간의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코디네이터인 최태옥씨로부터 이 작품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태옥 코디네이터는 광주 지하철 20년을 맞아 모두를 위한 포용을 주제로 기획된 ‘도시지하철프로젝트’에 대해 송정역을 다채로운 시각디자인과 제품디자인이 구현돼 완전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된다는 설명이다. 최 코디는 개찰구나 장애인 이용편의 대폭 강화, 송정역이 KTX 광주관문 역할을 하는 만큼 지역대표 명산인 무등산에 대한 형상화 등을 구현하게 된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최 코디는 먼저 주제 벽면이라고 할 수 있는 임방울 전시관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각인돼 있는데 이를 철거되는 대신, 광주의 키워드인 ‘무등산’과 ‘5·18항쟁’이 입체적으로 구현된다고 귀띔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남대와 조선대, 전북대 등 세 대학의 디자인전공 학생 12명이 참여해 구현된 작품이며, 아마추어적이지만 가장 실용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이 확장돼 휠체어 진출입 편의 제공 등 이용 친화적 공간으로 재탄생될 개찰구.
송정역 축소 모형이 제3전시실에서 구현된 모습.
크게 휠체어 진입이 용이하도록 포용디자인을 적용할 무인 매표대를 비롯해 역사 내부 벽면에 광주의 상징과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무등, 모두를 향한 시선’이라는 명칭으로 벽면 공간 연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기존 임방울 전시관이 철거되고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과 ‘5·18 항쟁’의 아픈 역사를 입체적으로 포용, 각도를 15도 기울이는 등 경사각을 반영해 어느 거리에(키 높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조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 89가지 인포그래픽과 13가지의 제품디자인이 ‘포용 디자인’이라는 이름 아래 늦어도 일부 시설물을 제외하고 올 12월 이내 대부분 다 반영이 될 계획입니다.”

이처럼 송정역의 변화된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도록 제3전시장에서 축소된 모형으로 구현됐다. 이 프로젝트는 광주교통공사의 관할로 9월 중 송정역에서 실제화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정역에서 시민들의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개통될 제2지하철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 개찰구(입출구) 폭이 확장돼 휠체어 진출입 편의 제공 등 이용 친화적 공간으로 재탄생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무등산’과 ‘5·18항쟁’을 시각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최 코디는 모두를 위한 시선이 반영된 포용 각도를 구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저 오렌지 면이 무등산이고, 그것을 학생들이 일러스트로 일일이 한 땀 한 땀 다 땄거든요. 그 다음, 밑에 음영으로 돼 각도가 져 있는 것을 ‘포용 각도’라고 하는데 무등산의 전경과 민주화의 아픈 역사를 시각화하게 됩니다. 모두 높낮이에 상관없이 다 볼 수 있게 디자인적으로 재해석을 한 거죠.”

광주 지하철 20년을 맞아 기획된 ‘도시지하철프로젝트’가 광주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송정역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도시지하철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태옥 코디네이터.
최 코디가 송정역에 변화를 가하는 것은 의외로 많다. 물품보관함과 게이트를 제외하고 간판, 출구, 개찰구 표시나 지하 3층 탑승구 대기장, 상가 철거와 벽면 활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개찰구 표시가 굉장히 좀 유니버설하고 포용적인 요소를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화살표를 그려넣고 통과면을 넓게 설치했다. 탑승구 대기장은 모서리가 각진 형태로 돼 있는데 원형으로 처리해 이용객 누구나 잠시 쉬어가게 배려할 복안이다. 화장실 옆 상가는 철거되고 대신 그 벽면에는 5·18항쟁을 상징, 포용디자인이 투영된 518㎝의 벤치 두 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최 코디는 ‘무등산’과 ‘5·18항쟁’이라는 키워드들을 스터디를 해서 조사 분석을 했다고 전제한 뒤 포용디자인을 반영, 다수 사용자들에 만족감을 전해주는 접근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향후 남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광주의 로컬 특징을 그대로 담아내 포용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만족시켜드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한 것이죠. 저희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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