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불완전한 삶 위에 놓인 ‘일상의 균형’
한미경 개인전 9월 2일부터 무등현대미술관
삶의 균형에 대한 유쾌한 성찰…20여점 출품
입력 : 2025. 08. 28(목)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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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경 작 ‘한강의 기적’
한미경 작가의 개인전이 13년만에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한 발로 서, 양팔을 벌려 그리고 눈 감아!’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출품작은 평면회화 16점, 설치 3점 등 20여점.

주제인 ‘한 발로 서, 양팔을 벌려 그리고 눈 감아!’는 일상의 균형이 얼마나 섬세하고 불완전한 상태 위에 놓여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한 발로 선다는 것은 불안정함을 감수하는 용기이며 양팔을 벌린다는 것은 그 흔들림을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자세다. 눈을 감는다는 것은 외부의 시선이나 기준이 아닌, 오롯이 내 안의 감각에 귀 기울이겠다는 선택이다. 이렇듯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며 끊임없이 조율해 가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번 전시는 ‘균형’을 주제로 우리가 살아가며 맺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흔들리는 순간들을 회화와 설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탐색한다.

한미경 작 ‘광화문에 나타난 발자크상’
작가는 평범한 일상 풍경부터 무거운 사회 문제,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선까지 삶의 다층적인 순간들을 담아내며 그 안에 위트와 풍자의 지점을 다양한 상징과 서사를 통해 경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직조해낸다.

이번 전시 역시 유머와 위트를 통해 무거운 주제 속에서 균형을 탐색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작가에게 웃음은 단순한 가벼움이 아니라, 균형을 회복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내는 비평적 시선과 연결된다. 이러한 시선은 작품 속 등장하는 인간, 동물, 곤충, 사물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구체화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소재로 한 ‘한강의 기적’, 12·3 계엄·내란 사태를 다룬 ‘광화문에 나타난 발자크상’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평면회화 작품들과 날씨, 반려견, 일과 휴식, 남녀관계 등 아주 사소한 일상 속 균형의 순간들을 다룬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가변 설치작 ‘밥 짓는 아빠’, ‘밥 짓는 엄마’는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가족과 사회 속 균형을 더욱 흥미롭게 조망하게 한다.

한미경 작 ‘밥 짓는 사람(엄마)’
이번 전시에서 ‘달걀’은 주요 상징으로 등장한다. 달걀은 깨지기 쉬우면서도 형태를 유지하고 굴러가면서도 중심을 잡으려는 속성을 지니며 이러한 달걀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균형-어려운 것’은 221x306cm의 대형 달걀형상 설치작품으로 한지와 천, 실 등을 사용해 제작되었다. 설치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작품은 달걀의 속성에 빗대어 삶 속 균형의 어려움을 성찰적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작품 속에 다층적인 상징과 서사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관객이 스스로 이야기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의도와 관객의 해석이 교차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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