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삶 껴안은 ‘몸’ 소재로 현시대 성찰
여수 경도 머물며 작업 박치호 전시 열려
광주서 첫 선…4월 1일부터 예술공간 집
전시대담·‘GB작가토크’ 잇단 진행 예정
광주서 첫 선…4월 1일부터 예술공간 집
전시대담·‘GB작가토크’ 잇단 진행 예정
입력 : 2025. 03. 27(목) 17:59

‘붉은 몸’
여수 경도에서 태어나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행, 서울의 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몇 년간 활동을 펼치다 1991년 고향으로 내려왔다. 고향에서 1년여 머무르며 1992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후 경도로 들어가 고향의 바다와 함께 벗하며 드로잉 작업을 펼쳤다.
이 드로잉 작업은 훗날 작가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몸의 미학’의 첫 출발점이 된다. 드로잉에는 고향 선배인 손충렬이 등장하고 버려진 바다 부유물을 오브제로 작업을 하곤 했다. 몸의 모티브로 고향 여수에 머물며 작업을 해온 박치호 작가가 그다.
박 작가는 다른 동료들처럼 광주로 올라와 대학을 다닌 친구들과는 달리 서울로 상경하면서 광주에는 별로 아는 이 없는 도시로 남겨졌다.
작업을 하는 내내 특별한 전시 인연을 맺지 못하던 그가 1992년 서울 개인전 이후 33년 만에 광주에서 처음 전시를 마련한다. 지난해 서울과 호주 전시 전후 광주에서 전시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었다.
제11회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4월 1일 개막해 27일까지 예술공간 집에서 ‘붉은 몸, 붉은 바다’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출품작은 신작 위주로 13점. 그의 화폭에는 50대 후반 정도의 몸이 등장한다.
화자의 적극적 의견이 개인된 것으로 읽힌다. 이번 전시에 ‘재’라는 작품을 한 점 출품했다. 그냥 출품한 것은 아니고 향후 재 작업을 해보기 전에 관람객에 선을 보이고 판단을 해볼 요량인 듯하다.

거대한 몸의 형상으로 삶의 숭고한 서사를 담아내는 작가는 여수에 내려온 이후 바다와 함께 살며 체화된 삶의 철학으로부터 비롯된 작품들을 추구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모습을 기념비적 모습으로 상징화한 거대한 인간 군상을 그린 작품들을 출품해 선보인다. 실재의 인물보다 더 크게 그려진 인물들의 거대한 크기는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의 숭고함의 크기로, 더 폭넓게 인간에 대해 성찰해 간 작가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빅맨, 두상, 망각, 기억, 상처, 몸, 등 박치호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하는 단어들은 모두 인간 혹은 삶으로 귀결된다.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이자 시대를 성찰해 가는 한 인간으로, 작가인 개인이 바라본 인간의 모습들을 그려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더 깊이 축적돼 가는 작가의 사유를 짙게 느껴볼 수 있다. 전시 타이틀의 ‘붉음’은 저녁 노을의 붉음이자, 삶의 시간이 더 성숙 되어감이며, 인생의 저녁으로 더 깊은 절대 고독의 순간을 맞이하는 인간의 심리 등을 포괄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다.
박 작가는 ‘바다’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미시적 관점에서 거시적 관점까지 삶의 서사를 담아왔다.
지난 2022년 전남도립미술관에서의 대규모 전시였던 ‘BIG MAN: 다시 일어서는 몸’에서 거대한 몸의 형상은 많은 이들에게 박치호 작가의 작품세계를 각인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 인간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고민이 깊게 반영된 작품을 볼 수 있다.

하나하나의 인간에 더 집중했던 작품에서 나아가 ‘붉은 몸’의 몸들은 시대의 삶을 껴안은 몸으로 더 웅장하고, 더 거대한 몸으로 인식된다. 몸을 비춰내는 빛과 강렬한 어둠이 내려앉은 배경은 한 개인의 몸이 아닌 시간이 축적된 모든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박치호 작가는 삶의 내면을 사유하고 절대 고독의 인간에 대해 집요하게 매달리며 ‘붉음’이 상징하는 몸을 그려가고자 했다. 한 개인의 ‘몸’에서 나아가 시대를 상징하는 ‘몸’으로, 더 큰 세계를 압축하고 포괄해 나가는 과정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작품이 주는 거대한 울림과 웅장함은 작가의 작품 제작 방식도 큰 몫을 한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작가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서 독자적 제작 방식을 구축했다. 아크릴 안료를 린넨천 위에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마치 시간을 쌓아 올리듯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색들은 화면 아래 깊이 침잠하며 묵직하고도 웅장한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3~4m에 달하는 대형 캔버스에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인간의 몸과 마주하며 삶의 깊이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작가&철학자의 대담’도 진행된다. 작가론으로 함께 한 허경 철학자와 함께하는 대담으로, 박 작가의 작품세계를 철학적 관점으로 해석해 본 많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박치호 작가는 전남, 서울, 호주 등에서 총 10회의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장, 손상기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맡아 지역의 미술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전시대담도 마련된다, 대담은 4월 1일 오후 4시이며, 14일에는 광주비엔날레에 시작하는 ‘GB작가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식은 4월 1일 오후 6시.
이 드로잉 작업은 훗날 작가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몸의 미학’의 첫 출발점이 된다. 드로잉에는 고향 선배인 손충렬이 등장하고 버려진 바다 부유물을 오브제로 작업을 하곤 했다. 몸의 모티브로 고향 여수에 머물며 작업을 해온 박치호 작가가 그다.
박 작가는 다른 동료들처럼 광주로 올라와 대학을 다닌 친구들과는 달리 서울로 상경하면서 광주에는 별로 아는 이 없는 도시로 남겨졌다.
작업을 하는 내내 특별한 전시 인연을 맺지 못하던 그가 1992년 서울 개인전 이후 33년 만에 광주에서 처음 전시를 마련한다. 지난해 서울과 호주 전시 전후 광주에서 전시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었다.
제11회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4월 1일 개막해 27일까지 예술공간 집에서 ‘붉은 몸, 붉은 바다’라는 타이틀로 열린다. 출품작은 신작 위주로 13점. 그의 화폭에는 50대 후반 정도의 몸이 등장한다.
화자의 적극적 의견이 개인된 것으로 읽힌다. 이번 전시에 ‘재’라는 작품을 한 점 출품했다. 그냥 출품한 것은 아니고 향후 재 작업을 해보기 전에 관람객에 선을 보이고 판단을 해볼 요량인 듯하다.

‘붉은 몸’

‘침묵’
빅맨, 두상, 망각, 기억, 상처, 몸, 등 박치호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징하는 단어들은 모두 인간 혹은 삶으로 귀결된다.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이자 시대를 성찰해 가는 한 인간으로, 작가인 개인이 바라본 인간의 모습들을 그려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더 깊이 축적돼 가는 작가의 사유를 짙게 느껴볼 수 있다. 전시 타이틀의 ‘붉음’은 저녁 노을의 붉음이자, 삶의 시간이 더 성숙 되어감이며, 인생의 저녁으로 더 깊은 절대 고독의 순간을 맞이하는 인간의 심리 등을 포괄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다.
박 작가는 ‘바다’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미시적 관점에서 거시적 관점까지 삶의 서사를 담아왔다.
지난 2022년 전남도립미술관에서의 대규모 전시였던 ‘BIG MAN: 다시 일어서는 몸’에서 거대한 몸의 형상은 많은 이들에게 박치호 작가의 작품세계를 각인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 인간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고민이 깊게 반영된 작품을 볼 수 있다.

‘Torso’

전시에 앞서 예술공간 집에서 작품을 설명 중인 박치호 작가.
작품이 주는 거대한 울림과 웅장함은 작가의 작품 제작 방식도 큰 몫을 한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작가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서 독자적 제작 방식을 구축했다. 아크릴 안료를 린넨천 위에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마치 시간을 쌓아 올리듯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색들은 화면 아래 깊이 침잠하며 묵직하고도 웅장한 작품의 깊이를 더해준다. 3~4m에 달하는 대형 캔버스에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인간의 몸과 마주하며 삶의 깊이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작가&철학자의 대담’도 진행된다. 작가론으로 함께 한 허경 철학자와 함께하는 대담으로, 박 작가의 작품세계를 철학적 관점으로 해석해 본 많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박치호 작가는 전남, 서울, 호주 등에서 총 10회의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장, 손상기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맡아 지역의 미술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전시대담도 마련된다, 대담은 4월 1일 오후 4시이며, 14일에는 광주비엔날레에 시작하는 ‘GB작가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식은 4월 1일 오후 6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