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 인근 갈라짐 현상…주민 불안 커진다
남구 대남대로 인도·마트 주차장 피해…건물 해체 명령도
지반 침하 증상 없어…도시철도건설본부 "원만하게 합의"
입력 : 2025. 03. 25(화) 18:56
25일 지하철 2호선 공사로 균열이 발생한 광주 남구 봉선동 대남대로 주변 인도 모습.
“벌써 두 번째입니다. 작년에 주차장 보수공사를 했는데 또 갈라졌습니다.”

광주 도시철도2호선공사 현장 주변에서 지반 침하 의심 신고가 속출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도시철도2호선 건설 관련 접수된 민원은 총 248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17건, 2021년 520건, 2022년 581건, 2023년 594건, 2024년 673건이다. 올해도 지난 2월까지 158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착공이 시작된 지난 2019년 41건과 비교했을 때 민원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며 2021년을 기준으로 폭증하고 있다.

민원의 대부분은 도로 보수, 차량 통행, 인도 관련 불편 등의 교통 분야에 집중돼 있다.

분야별로 보면 교통 796건, 안전 687건, 생활·보상 405건, 공사문의 211건, 기타 179건 등으로 확인됐다.

이중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분야는 사고 위험성이 큰 안전 분야다.

실제로 지난 2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남구 봉선동 대남대로 주변 인도가 파손됐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남구 측이 현장 확인한 결과 도시철도2호선공사 4공구 현장과 인접한 남광주농협 마트부터 광주웨슬리신협 본점까지 170여m(깊이 5㎝)에 갈라짐 현상이 발견됐다.

물이 잘 스며드는 콘크리트 재질인 투수콘으로 된 인도는 마치 생채기가 난 것처럼 찢어졌으며, 보도블록은 뒤틀리거나 일부 구간은 움푹 꺼져있었다.

농협 마트 주차장 역시 균열이 확인됐다.

마트 관계자는 “재작년 무렵에도 주차장이 갈라져 지난해 전체 아스팔트 포장 공사를 했는데 또 갈라졌다”며 “가뜩이나 공사 소음과 먼지, 차량 정체로 손해를 보는데 이런 피해까지 발생하니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25일 지하철 2호선 공사로 균열이 발생한 광주 남구 봉선동 대남대로 주변 인도 모습.


남구는 도시철도2호선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충격과 진동이 노면 갈라짐의 원인이 됐다는 것.

남구 관계자는 “지반 침하, 땅 꺼짐 현상 등과 같은 전조 증상은 없다”면서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에서 원상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고, 보차도 경계석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구 전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에는 문제가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도시철도공사로 인한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남구 대남대로 일대 인도와 도로 사이에 설치된 빗물받이가 가라앉았다’는 민원이 도시철도건설본부로 접수됐다.

지난 2월에는 공사 현장과 인접한 방림동 한 노후건물(3층 상가 주택)이 기울어져 남구 측이 보수·보강(해체)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바로 옆 건물의 마당에 땅 꺼짐 현상이 확인,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보수 공사를 약속했다.

지난해 5월에는 도시철도2호선 2공구 현장 인근 금호동 한 아파트 내부 주차장 도로 일부에 땅이 5∼7㎝가량 갈라져 있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전부터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공사 관련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며 처음 주차장 균열이 발생했을 때 포장을 1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수시로 공사 위치를 옮기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공사 현장과 인접한 도로 등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면서 “피해 현장을 발견하는 즉시 보수를 하고 있다. 피해 관련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피해자분들과 원만하게 합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철도2호선 공사 4공구 공사는 올해 말까지 진행된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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