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한 총리 탄핵 기각…윤석열 탄핵 선고 ‘안갯속’
재판관 기각 5인·인용 1인·각하 2인으로 갈려
계엄 위법성 판단 보류…윤 선고기일 무소식
26일 이재명 대표 항소심 앞두고 정치권 촉각
입력 : 2025. 03. 25(화) 08:17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한 총리는 이날 87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낸 데다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부분에 대해선 판단을 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헌재는 이날 오전 한 총리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이 헌법과 법률 위반에는 해당한다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관들은 다만 “임명 거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 또는 의사에 기인했다고까지 인정할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복형 재판관은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가 ‘즉시 임명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위헌·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냈다.

국회는 한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했으므로 파면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관 가운데 기각 의견을 낸 5명과,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까지 총 6명은 “피청구인(한 총리)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밖에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 운영 체제’를 꾸리려 시도하고 윤 대통령 관련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조장·방치했다는 탄핵소추 사유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관 가운데 유일하게 정계선 재판관은 한 총리가 이른바 ‘내란 특검’의 후보자 추천을 제때 의뢰하지 않는 것은 특검법·헌법·국가공무원법 등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고, 재판관 임명 거부와 더불어 파면할 만큼의 잘못이므로 한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는 인용 의견을 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면 대통령 기준(200석) 의결 정족수가 적용돼야 하는데 총리 기준(151석)이 적용됐으므로 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한 총리 측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헌재가 한 총리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비상계엄 적법성에 대한 판단을 내놓지 않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더 불투명해졌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 관련’ 탄핵 사유에 대해 “(한 총리가 비상계엄 당시) 적극적인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법리적 판단 전에 사실인정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비상계엄 적법성이나 내란 행위에 대해 아직 의견을 하나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관측과 함께, 윤 대통령 사건에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최종 결정문 작성 단계에서 빠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서도 증거나 자료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비상계엄 선포에 실체적·절차적 하자와 국회 침탈행위에 대한 입증 증거나 자료 유무가 탄핵 심판 선고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헌재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한 총리 탄핵소추에 각하 의견을 내면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 문제만 지적했다. 절차적 문제를 중시했다는 얘기다.

헌재는 이날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았다. 통상 선고 2~3일 전 기일을 통지하기 때문에 이르면 27~28일 선고 전망이 나오지만 다음 달로 밀릴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가 예정된 상태다. 사실상 이 대표의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보다 먼저 나올 것으로 보이면서 여야의 정치적 셈법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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