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문에 앞서 서울 양천시장 교통사고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본 고를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깨비시장에서 발생한 차량돌진사고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성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사고 당시 70대 운전자는 차량을 몰다 전통시장으로 돌진해 13명이 사상하는 참극을 초래했다. 해당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서,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과 그로 인한 위험을 사회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은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전남은 고령 운전자 문제를 더욱 선제적으로 논의하여야 할 필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전남에서 고령 운전자의 사고는 단순히 운전자의 신체적, 인지적 능력의 저하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 경제활동의 환경에 대한 구조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 운전자가 교통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필수적인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면허 반납과 같은 단기적인 해결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사견이다. 면허 반납 제도가 시행되고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남의 제도 활용이 운전 연령 분포에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음이 이를 방증한다. 고령자 운전의 근본적인 사유는 농촌 지역의 특성상 교통편의 부족으로 인해 이동의 제약을 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농촌 마을은 대중교통이 부족하고, 자가용을 이용한 이동이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자가 운전할 때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한계는 교통사고를 야기할 수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농촌 지역의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첫째, 농촌 지역에서의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한 후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접근이 예산과 역량 등 한계를 이유로 비판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농촌 고령자 운전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임은 명확하다. 따라서 한계를 이유로 미뤄두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에 전라남도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셔틀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을 강화하고, 이를 고령 운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호출형 교통 서비스나,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노인 전용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둘째, 고령 운전자의 차량에 안전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운전 보조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차로 이탈 경고 장치,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은 고령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라남도는 이러한 시스템을 고령 운전자의 차량에 보급하고,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셋째,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시에는 적성검사를 받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고령자의 운전 능력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남도는 고령 운전자의 건강 상태와 운전 능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운전면허를 갱신하지 않거나 면허 반납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전남도는 고령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면허를 반납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령자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허 반납 제도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교통 기반과 안전장치, 정기적인 운전 능력 평가 등 다양한 해결책을 통해 고령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전남도의 교통사고를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는 민관이 함께 고령자 운전 문제 해결에 대한 중요성을 임식함으로 우리 전남이 교통사고의 안전지대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