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회 의원들의 갑질 의혹이 수면 위에 오르면서 의회 내·외부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해당 의원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감추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광주 북구의회 사무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내고 “의장과 의회사무국장은 갑질 피해 신고 건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조치를 위해 상급기관으로 이첩하고, 의도적인 조사 지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갑질 의혹은 지난해 12월 3~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이 의회사무국에 중복된 ‘의정활동 참고자료’를 동시다발적으로 요구한 것에서 시작됐다.

의정활동 참고자료를 요구받은 이들은 의원들이 사전모의를 통해 특정 직원을 괴롭힐 목적이라고 판단해 갑질 피해 신고서를 지난해 12월16일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필요한 행위였음을 주장, 조사가 지연돼 왔다.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가 미뤄졌지만, 이 과정에서 욕설 등 또 다른 갑질 정황이 하나씩 드러나며 갑질 피해 신고가 확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직장협의회 측은 “갑질 피해 신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는 이뤄지지 않고, 의원들은 취하를 위한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피신고인들은 갑질이 아니라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으며, 의장과 의회사무국장은 이를 구실 삼아 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조사 범위가 확대되자 ‘조사자들을 피신고인으로 하는 추가 갑질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로 의회사무국장은 협의 없이 임의로 사무분장을 변경했다”며 “더 이상 조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신고인들이 국민권익위원회로 사건 이첩을 요청했음에도 의회사무국장은 관련 법령을 검토한 뒤 피신고인 조사를 마치고, 이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장협의회는 의회사무국장실이 사무실 내 CCTV를 설치한 것도 규탄했다.

직장협의회는 “의회사무국장실에 CCTV가 설치됐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했다”며 “그러나 보안 등을 이유로 본인 책상만을 비추고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는 명백히 불법이며 직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 시대착오적인 행동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북구의회는 지난 2020년 ‘비리백화점’이라는 비판을 넘어 ‘갑질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며 “직원들의 근무 의욕을 저하시키는 의장과 의회사무국장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실추된 북구의회의 명예를 회복하고 혼란스러운 현 사태가 조속히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북구의회 사무국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성명에 임기제인 정책지원관들은 빠졌다. 의원들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임기 연장과 관련해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