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반적으로 원도심은 전통적인 업무지구나 교통 중심지, 번화가 등 기존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의미한다. 원도심이 쇠퇴하는 원인으로 흔히 인구 감소, 산업구조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 노후화 등을 꼽는다.

광주 원도심 공간은 예전에는 주변이 단독주택이고 도보로도 많이 이동하여 쇼핑을 했으나, 공동주택이 많아지고 차량이 증가하면서 상권 근처의 주차 불편을 초래했다. 또한 향토 백화점(화니, 가든 등) 폐업,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장으로 단관 극장 폐관, 온라인과 모바일 이용의 소비 성향 변화 등이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광주 시내를 지나던 경전선을 외곽으로 옮기고, 시외버스터미널도 동구 대인동에서 빠져나가면서 지역민의 접근성이 약화된 측면도 있다. 사실상 원도심이 광주 그 자체라고 할 만큼 중심지 역할을 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광주에서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충장로거리 상권 활성화 사업, 체류형 야간경관 문화관광도시 기반 구축, 소상공인 경영안정지원사업, 상권르네상스사업, 광주천 생태힐링벨트 조성, 전남여고 뒤편 동계천 생태복원 등을 추진 또는 계획 중이다.

광주 원도심의 인근 지역에는 전통시장(대인예술시장, 남광주시장), ○리단길(동명동, 양림동), 특화거리(예술의 거리, 웨딩의 거리, 인쇄의 거리, 나무전 거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번화가(충장로, 금남로, 지하도상가), 그리고 랜드마크로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있다.

이러한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잠재력은 여전하다. 지역자원은 도시재생, 공동체 정체성 확인,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주요 요소다. 인접한 관광자원과 다양한 역사·문화·예술자원을 연계·활용해서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원도심 공간의 기존 수요에 미래 가치를 창출해 이주 수요를 유인함으로써 원도심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충장로 및 금남로로 대변되는 광주 원도심은 상업, 문화, 유통의 3대 기능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상업경제, 문화경제, 유통경제 중심지로 도약하는 모델을 구상해 봄 직하다.

지난해 광주연구원에서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글로컬 브랜딩 기반 원도심 상권 대전환’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이를 추진하기 위한 3가지 전략으로 ACC 중심 충장·금남 지상·지하 상권 부흥, 디지로그(Digilog) 상권 환경 조성, 쇼핑·문화·관광자원 연결 기반 로컬리즘 강화를 제시한 바 있다.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은 ‘집객과 연결’이다.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독특한 공간 및 시설, 창의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흩어져 있는 여러 지역자원을 연결해 자연스러운 이동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 장(場)동(洞)가(街)로(路) 연결형 특화 사업을 구상하고 이를 수많은 지역자원과 연계해야 한다. 쇼핑거점, 관광거점, 문화거점을 연결해 원도심 상권 전체의 활성화를 지향해야 한다.

광주는 노잼도시가 아니다. 단절돼 있는 곳곳의 재미들이 아직 연결돼 있지 않을 뿐이다. 반가운 소식은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문객 수가 300만명에 이른다. 방문객들이 주변 원도심의 여러 공간으로 쉽게 이동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자보 도시, 걷고 싶은 길 사업과 연계는 필수적이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5~2022년 광주지역 주요상권 동향’ 자료에 따르면, 충장로상점가의 사업체 수는 3335개, 종사자 수는 4469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광주 최대 상권임을 입증했다. 이미 첨단지구의 시리단길을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만들어 낸 민간업체가 충장로에도 복합쇼핑몰 조성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민간의 아이디어, 공공의 지속적인 지원, 지역자원의 연결을 통해 원도심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정확한 니즈 파악과 고객 맞춤형 소통 콘텐츠 개발이다.

집객을 통해 발생되는 유동인구가 내 점포 앞을 지나다니게 되고, 이들이 잠재고객으로서 매장에 들어와서 상품을 구경하게 되고, 결국 지갑을 열고 돈을 지불하는 구매고객이 된다. 매장에서의 좋은 경험은 첫 구매고객을 재구매고객으로 바꿀 것이다. 매출은 그렇게 발생하는 것이다. 가치 소비와 경험 소비의 가능성을 원도심 곳곳에 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