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사다난했던 2024년 청룡의 해가 지나갔다. 한 해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두 가지 사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안겨준 것이고, 다른 하나는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령으로 국민들에게 고통과 비극을 안긴 일이다.

2024년 12월,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현실감 없는 공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의 의지가 뒤섞인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같은 달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지난 1980년 5월의 광주에서는 무고한 시민들의 폭도로 몰려 무장군인들에게 학살당했다.

한쪽에선 시민들이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수혈하며, 군부와 싸우는 시민군들에게 먹거리와 생필품을 보급하는 등 서로를 도왔다.

44년이 흐른 2024년 또 다시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세대는 트라우마로 인해 군부에 대한 무서움을 재차 강조하며 거리를 나서는 자녀들을 말리느라 마음 졸이는 밤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앞장서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용기와 열망을 보여줬다. 우발적인 총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맨몸으로 군인들과 대치하며 이를 이겨냈다.

2025년 대한민국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돼 사회와 경제의 안정이 이뤄지길 바람과 동시에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다.

현재 광주에는 민간·군공항 이전, 인공지능 2단계 육성,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복합쇼핑몰 등 굵직한 현안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시민의 민생 안정,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만, 정부의 긴축재정과 탄핵정국으로 인해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2025년도는 광주의 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의 방법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 또한 선출직 의원으로서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행정의 정책적 파트너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서구는 현재 탄약고 이전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마륵동 탄약고를 군 공항이 있는 광산구로 이전하기 위해 보상비와 공사비 등의 총사업비의 82.2%를 집행해 지반공사까지 완료됐지만, 현재는 공사가 잠정적으로 보류된 상태이다.

군 공항 통합 이전이 지정되더라도 최소 1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복되고 연기되는 이전사업으로 주민들은 누려야 할 권리와 혜택이 제한받고 있다.

또,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인근 도로는 상시 혼잡하고 공사 현장 인근에서 발생하는 균열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공사 지연으로 인해 교통 혼잡을 넘어 자영업자들의 공사 소음과 먼지, 도로 통제로 인해 피해가 막심하다.

이렇듯 공공의 이익을 위해 주변 주민들은 개인의 안전과 행복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광주시는 정부의 예산과 사업 진행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정주 여건과 생활안전에 대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광주시와 서구청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으며 신속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1949년 최초의 지방자치법이 제정됐으나, 5공화국 헌법개정으로 인해 지방자치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실시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방자치의 주체는 주민이며, 지역에서 자체 조달한 재원으로 지역 발전과 복리의 증진을 위해 일상생활과 밀접한 지역 사무를 자주적으로 처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이다.

이에 필자는 2025년도 의정활동으로 서구 18개 동 주민자치회장들과 함께 주민조례발안제 사업을 실행해보고자 한다.

지방자치의 발전으로 동 중심 행정 파트너로서 주민자치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민 스스로가 필요로 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어 지역선출직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행정에 미흡한 부분을 스스로 고민하고 개선해 지역의 법을 만들어 간다면, 이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과정이 더디고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주민과 함께 이뤄낼 계획이다. 2025년도는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