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였다. 고려 현종때 처음 전라도 명칭이 사용된 이후 전남과 광주는 1000년 간 한몸이자 운명 공동체였다. 전라도의 명칭이 전주와 나주에서 비롯된 것을 보면 나주는 오랫동안 행정과 경제의 중심지였고, 광주는 변방에 불과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주에서 전남도청이 광주로 이전되면서 광주 발전과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그동안 광주의 도시공간의 전략은 5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하거나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광산구(1988년)의 광주시 편입은 규모의 경제와 더불어 효율적 토지의 효용성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산업단지중심의 제조업, 광산업, 가전산업, 내연기관 자동차산업에서 현재는 전기자동차, AI산업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들어서는 새 정부는 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 지역정책과 균형발전 총괄하는 기구를 개편했다. 노무현 정부는 국토의 균형있는 개발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지역발전위원회’로 바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다시 바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복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일부 기능을 조정했다.

시·도 추진체계 역시 기능과 역할은 거의 유사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시·도중심의 지역혁신협의회, 이명박 정부는 5+2 광역경제발전위원회, 박근혜 정부는 63개 생활권발전협의회, 문재인 정부는 시·도 지역혁신협의회, 윤석열 정부는 시· 도지방시대위원회로 바꼈다. 단,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발전위원회는 권역별 시·도지사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별도 사무국을 설치·운영했기에 추진체계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가정책의 틀에 따라 광주시 지역정책의 공간단위가 바꿔 왔다. 박광태 시장 재임기간 5+2 광역권 정책이 도입(2009년)되면서 호남권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다. 호남권(호남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의 소외와 불균형 문제가 대두됐다. 즉 영남권은 2개의 권역으로 대경권(대구·경북),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분류한 반면에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은 하나의 권역으로 설정함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 까지 반대 목소리는 여전했다.

광주의 경우 전남, 전북과 공간적으로 연계해 광역권 산업을 추진했다. 과거 시·도단위에 익숙한 상황에서 새로이 광역단위로 재편하다 보니 지역별 우선순위, 전략산업의 경쟁, 선택과 집중 등에서 시·도간 불협화음이 있기도 했다.

박근혜정부는 63개 생활권 단위의 지역정책을 추진했다. 여기에 맞춰 광주시는 인근 5개 시·군(나주시·담양군·화순군·함평군·장성군)과 빛고을생활권협의회를 구성하고 생활권단위의 공모사업 등을 공동 추진했다.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된 측면이 있었고, 통합의 당위성과 더불어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간 공감대 형성이 더해져서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을 통합한 광주전남연구원이 출범했다. 기관 통합은 상징적으로 지역상생 발전의 계기가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10월 1일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가 출범되면서 지속적으로 협력과제를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복원했고 2021년 초광역협력 지원전략을 발표하면서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과 메가시티를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2020년 9월 10일 이용섭 시장은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이후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통합 논의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통합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광주시와 전남도 각각 용역비를 부담해 연구용역을 실시하면서 통합의 로드맵이 완성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보고서는 현재 캐비넷 속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강기정 시장이 들어선 이후 경제통합을 우선시 하고 있는 것 같다. 통합된 광주전남연구원은 광주연구원, 전남연구원으로 분리됐다. 여기에 군공항 이전문제는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고 있는 듯 싶다. 광주의 향후 산업단지조성에 필요한 토지확보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북구와 광산구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유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빛그린 산단처럼 전남의 일부 시·군지역을 포함해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것도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임에도 불구하고 내재적 문제가 늘 있었다. 2005년 박광태 시장과 박준영 지사가 합의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공공기관 유치과정, 발전기금 문제가 지속적으로 시·도 갈등의 단골메뉴가 됐다. 또 국가공모사업 경쟁, 군공항 이전문제에 따른 시·도 입장차로 인해 동병상련(同病相憐)과 더불어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여러해 되풀이 되고 있다.

어느덧 대구·경북의 통합이 가시화 되고, 설상가상 전남은 특별자치도로 전환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의 공간전략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광주와 전남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하나의 길로 가야한다. 과거와 달리 정보통신과 도로의 발달로 시·도간 행정의 경계는 무의미 하다. 광주에서 전남도청까지 1시간 이내에서 교류가 가능하고, 문화적·경제적 생활권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은 통합의 시너지로 인구소멸, 경제침체, 행정력 낭비를 해소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