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상동기범죄 등 흉악범죄 예방과 신속 대응을 위해 출범한 경찰 기동순찰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출범 후 각 경찰청이 기동순찰대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치안 최전선인 일선 경찰서, 지구대 등의 근무 강도와 인력 부족 문제가 여전히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기동순찰대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는 지난 2월 발족한 경찰 조직재편 핵심 신설조직이다.

이들은 도보순찰 중심 범죄예방활동을 주요 업무로 한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직접 소통하며 발견된 문제들을 관계 기관들과 연계하는 등 역할을 맡고 있다.

광주·전남경찰청 기동순찰대는 각 97명으로 범죄데이터 분석과 주민 요청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치안 수요에 부합하는 순찰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출범 후 광주·전남경찰청을 비롯해 각 경찰청이 범죄예방 활동, 단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각 경찰청이 내세운 기동순찰대의 활동이 부풀려졌고, 내부 분란 가중 요인이자 일선 경찰관 사기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4월 광주경찰청은 기초질서위반행위 단속 95건, 수배자 검거 96건, 형사사건 처리 15건, 대규모 축제·행사장 경력지원 4건, 중요 112신고 6건의 성과를 냈다.

전남경찰청도 기초질서위반행위 482건을 단속하고 벌금미납 등 수배자 9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문제는 광주·전남지역에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고, 기동순찰대 성과가 대부분이 기초질서 위반행위에 그치는 등 당초 출범 취지와 어긋난다는 점이다.

특히 기동순찰대는 지난 2014∼2016년에도 운영됐다가 파출소·지구대와 역할이 겹치고, 강력범죄 예방에도 효과가 없다는 비판 속에 폐지된 조직이기도 하다.

10여년 전처럼 여전히 일선 경찰서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현재 기동순찰대 운영으로 인해 지구대별로 근무 인력이 지난해 대비 4∼5명 줄었다.

일선 경찰서도 기동순찰대 신설과 동시에 충원 없이 인원만 줄어든 탓에 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며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

더구나 기동순찰대는 실적 압박으로 인해 기소중지자 검거나 단순 기초질서위반행위 단속 등에 집중하면서 치안력 공백 발생까지 우려된다.

일선 경찰서 A씨는 “기동순찰대는 지난 2014년 운영됐다가 내부 갈등과 실효성 부재로 폐지됐던 조직이다”며 “당시 지적받았던 것들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차라리 기동순찰대를 폐지하고 최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기동순찰대의 역할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집중 순찰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경찰이 돌아다니는 걸 보여주는 게 전부다”며 “어차피 지구대와 파출소의 업무와 지역이 겹치는데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