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만간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연임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 긍정과 부정의 기류가 교차하고 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이재명 띄우기’에 열을 올리며 재출마를 설득하고 있는 반면에 비명(비이재명)계는 역대 전례가 없다며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21일 최고위원회 참석을 끝으로 사퇴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기사가 났느냐”며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연임하려면 차기 대표 선거 후보에 등록해야 하고, 등록하려면 먼저 당규에 따라 현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선관위 후보 등록 전에 당직을 사퇴해야 하기에 그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20일 친명계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20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 사퇴 시점이) 21일은 아닐 것 같다”며 “아직 연임 결정은 안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연임해야 된다고 건의를 드렸다”며 “물러터진 민주당이 아니라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은 이 대표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주 검찰이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한 직후 당력을 사법 리스크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필두로 당내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최고위원회까지 나서 각각 ‘법원·검찰·언론’을 향한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정가에서는 이 대표에 닥친 사법 리스크가 자칫 순항 중인 연임론의 막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친명계가 이재명 띄우기에 힘을 쏟는 가운데 차기 최고위원 후보군도 강성 친명계가 대거 거론되고 있다.

원내에서는 김민석, 전현희, 강선우, 민형배, 한준호 의원이 원외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표 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만만치 않다.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가 당권을 쥐고 정국을 주도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를 더 크게 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이란 대선 후보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이라며 “대권까지 꿈꾸는 이재명 대표 개인에게는 당권 연임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20년 당으로 복귀해 당 대표에 도전하던 당시를 돌아보며 “이 전 총리에게 너무 많은 리스크를 떠안고 갈 우려가 너무 크다,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선 안 된다고 (말렸지만), 결국 당권을 가지고 가면서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전 의원도 지난 1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맡으면 공정성 시비가 붙는다”며 “당 대표를 연임하는 것이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판단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려면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데 당 대표를 맡은 상태에서는 쉽지 않다. 오히려 진영에 묶일 것 같다”고 말했다.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이후 24년간 (당 대표를) 연임한 예가 없다”며 “불문율로 따라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고 하는 법 기술적인 판단을 갖고 출마하는 것은 너무 가벼운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등 7개 사건에 연루돼 총 4개의 재판을 받게 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이 떠안게 된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설 로펌’이라며 방탄 정당이라는 공세를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