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앞두고 추모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16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오월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에서 열린 ‘제11회 기역이 니은이 축제’는 주남마을의 옛 지명인 지한면 녹두밭 웃머리를 기억하자는 염원을 담아 ‘기억하라 녹두밭 웃머리’의 초성인 ‘ㄱ’과 ‘ㄴ’을 상징화한 이름으로, 지난 2014년부터 주남마을 주민이 직접 기획해 매년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과 마을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1980년 5월 민간인 집단 학살과 계엄군의 주둔으로 주남마을에서 벌어진 비극(주남마을 인근 양민 학살 사건)을 치유하고 평화를 기원했다.
참석자들은 ‘인권이 숨 쉬는 주남마을’, ‘민주·인권·평화 주남마을’이라는 현수막과 노란색 풍선을 들고 마을 입구에서 518m 떨어진 5·18 위령비까지 행진했다.
이후 행사는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풍선 날리기, 헌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내빈 소개, 인사말, 붓글씨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란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며 희생자를 추모했고 ‘1980년 5월 광주, 피지도 못하고 짓밟힌 두 청년의 넋을 위로하며 작은 돌비를 세웁니다’라고 적힌 위령비 앞에서 헌화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주남마을 축제가 5·18 희생자를 추모하되 민주주의의 승리를 기뻐도 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기쁨의 자리, 공동체의 장으로 어떻게 소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은 5·18민주화운동이 50주년이 되는 해다”며 “광주의 오월을, 전 세계가 누릴 수 있는 민중축제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민중축제의 시작 장소가 이곳 주남마을이 되도록 준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임택 동구청장은 “주남마을은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평화와 인권의 노란버스가 서 있는 5·18사적지이다”며 “주민공동체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광주 역사의 문화자원으로 더욱 빛이 난다”며 “민주화의 성지인 전남도청 본관이 있는 금남로·충장로와 함께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주남마을에서 벌어진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고 언급했다.
한편 주남마을은 양민 학살과 생존자의 즉결 처분이 자행된 곳이다. 1980년 5월 23일 주남마을을 지키던 공수여단은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려는 시민군 버스에 집중사격했고 버스 안에 타고 있던 18명 중 15명을 그 자리에서 사살하고 생존한 남자 2명과 여고생 1명을 체포했다. 남성 2명은 산으로 끌려가 총살돼 암매장됐다.
이후에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버스 안의 사람들은 살려달라’는 의미로 창 밖으로 손수건을 흔드는 등의 표시를 했지만 계엄군은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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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역이 니은이 축제추진위원회’는 16일 오전 광주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에서 ‘제11회 기역이 니은이 축제’를 개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