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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광주비엔날레를 알리기 위해 주요 인사들이 특별전 개막식 후 행진 모습. |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18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베니스섬의 폐이자 국가관이 열리는 지아르디노(자르디노) 공원 건너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에서 ‘마당-우리가 되는 곳’이라는 타이틀로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이하 창설 30주년 특별전)의 성대한 서막을 알렸다.
타이틀인 ‘마당’은 집의 앞뒤에 평평하게 닦아놓은 땅이나 어떤 일이 이뤄지는 판 또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베니스 현지에 동양에서 시각 예술을 주도해온 광주비엔날레의 발자취를 펼쳐놓았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날 창설 30주년 특별전은 동양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아우르는 아카이브 특별전이었던 만큼 전시장에 인파가 빽빽하게 가득찰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별전 개막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병내 남구청장,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및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과 박양우 대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장, 현지 미술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창설 30주년 특별전은 광주비엔날레 연대기와 광주비엔날레 소장품, 아카이브로 꾸며졌다.
광주비엔날레 연대기 섹션에는 광주비엔날레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이 섹션에는 역대 전시 포스터를 포함해 예술 감독 및 큐레토리얼 팀, 전시 주제, 참여 작가 목록, 전시 장소를 표기한 지도 등이 망라됐다.
기존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기획자와 작가들의 인터뷰로 광주비엔날레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다큐멘터리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시선’ 역시 만나볼 수 있다.
또 두 번째 섹션인 광주비엔날레 소장품 공간에는 소장품 및 그 의미를 확장하는 한국 여성 작가 3명의 작품이 더해졌다.
재단의 소장작이자 제1회 원년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고인돌’(Dolmen, 1995)과 크초(Kcho)의 ‘잊어버리기 위하여’(To Forget, 1995) 등 두 작품이 설치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광주 공동체를 기리는 의도로 작업된 ‘고인돌’은 거석 형태로 쌓인 TV와 장독과 같은 한국 전통 오브제로 구성됐고,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쿠바에서 보트로 탈출했던 난민 공동체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여기서 크초는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 일명 ‘보트 피플’을 상기시켜 5‧18 광주정신을 함유하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창설정신과 잘 부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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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 스페이스 내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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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와 맥주병 있는 작품은 크초 작 ‘잊어버리기 위하여’ |
특히 실제 5‧18민중항쟁 당시 양림동 일대에서 시민군들의 주먹밥 도구로 쓰였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소장 유물 ‘양은 함지박’(Tin pot) 또한 30주년 의미를 살리고 있다.
아카이브 섹션에는 전시 포스터, 티켓, 리플릿, VHS, CD, 전시 도면, 그리고 디지털화된 소장 자료가 펼쳐졌다.
이외에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일부를 미리 만나볼 수 있을 일종의 예고편 비디오 에세이 ‘판소리로부터 배우다’가 전시 기간 동안 상영된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은 베니스비엔날레와 종료일인 오는 11월 24일까지 221일간 광주비엔날레의 역사와 가치, 지향점을 탐구할 수 있는 지난 30년간의 역사를 압축했다. 창설 30주년 특별전은 베니스비엔날레측이 본전시 외에 지정한 30개의 병행전시에도 포함돼 의미를 더한다. 병행전시는 이름만 내건 전시 아무 것이나 포함되지 않아서 그만큼 무게감을 더한다. 베니스를 찾는 미술계 안팎의 인사들에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알리는 구심점 역할이 기대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박양우 대표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과 연계해 베니스 현지에서 마련된 30주년 특별전을 통해 다시 한번 광주비엔날레의 창설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베니스=고선주기자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