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 지류하천에서 물고기 수 백마리가 집단 폐사했다고 한다. 지난 달 30일 오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서방천에서 다량의 물고기가 죽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관할 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현장 순찰 과정에서 이를 발견, 북구에 신고 접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천은 광주천의 8개(내지천, 용산천, 소태천, 증심사천, 동계천, 서방천, 용봉천, 극락천) 지류하천 중 한 곳이다.

북구 관계공무원이 현장을 확인 결과, 신안교에서 경기장 인근에 있는 유운교까지 약 300마리의 붕어, 잉어 등 물고기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서방천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는 광주 복개천 오염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사실 서방천은 복개된 뒤로 도심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하고 하수구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서방천은 북구 문화동 대치골에서 발원해 도동고개 방면으로 흘러내리다 문흥동과 각화동에서 흘러내린 물을 합해 우산동으로 내려와 북구청과 전남대 정문 앞을 지난다. 다시 신안동에서 용봉천을 합해 신안교 밑을 지나 무등경기장을 돌아 광주천에 합류한다.

필자가 오래 전 복개천 환경 관련 취재차 신안교 아래에서 서방복개천으로 들어가보고자 했으나 역겨운 시궁창 냄새로 정신까지 혼미해 포기한 기억이 있다.

하수구 신세로 전락한 도심 하천이다 보니 도로변에 쌓인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최근 내린 장맛비로 하천에 유입, 용존산소량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물고기가 집단폐사하는 사고가 터진 것이다.

용존산소량은 하천이나 호수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으로, 대개 물고기가 살기 위한 용존산소량은 5ppm 이다. 하지만 집단폐사가 벌어진 서방천의 당시 용존산소량은 1.3ppm에 불과했다고 한다.

서방천이 이런 지경이니 광주천이 깨끗할 리가 없다. 복개천들에 대한 수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광주천 수질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