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가 최근 산하에 경찰 지원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한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하자 일선 경찰단체가 신 독재정책으로 규정하고 폐기를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자문위가 제시한 권고안의 핵심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 관련 지원 조직 신설 △행정안전부장관의 소속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경찰 인사 절차의 투명화 △감찰 및 징계제도 개선 등이다.

조직신설의 명분은 권력이 막강해진 경찰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사실상 30여 년 전 사라진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나 경찰국을 부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행안부가 경찰의 인사 관여, 감찰 및 징계권, 경찰청장 지휘권 까지 갖게 됨으로써 사실상 경찰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런 권고안에 대해 광주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독재 정책 권고안’으로 규정하고 “경찰창설 이래 77년간 선배경찰들이 목숨바쳐 지켜온 경찰정신과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권한이 주어졌다는 이유로 행안부의 일방적 경찰통제 방안 추진은 유신시대와 군사독재 시대로 역사를 되돌려 권력에 충성하는 경찰조직으로 만들어 장악하고 이용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경찰은 권한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무거운 책임만을 받았다“고 성토했다.

전남경찰도 ”역사적 발전과정에 역행하며 민주성·중립성·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정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권고안은 다분히 현 정권이 경찰을 통제하려는 목적이 훤하게 내비친다. 과거 경찰이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로 있을 때 얼마나 정치적 입김에 의해 움직였던가. 1987년 치안본부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우리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욕을 역사를 딛고 새롭게 태어난 것인 경찰청 독립인데, 정부가 다시 독재의 기억인 경찰국을 설치한다면 경찰의 독립성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수사권을 가진 경찰 견제가 목적이라면 다른 방안을 찾아볼 일이지, 오욕의 조직을 부활시켜서야 되겠는가.

윤석열 정부는 경찰 장악을 목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