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그림책을 선보이거나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꾸민 전시가 늘고 있다. 책의 발간을 알리는 혹은 특정 서적의 조명을 위한 아티스트 토크 등 방식에서 나아가 다양한 콘셉트로 책을 볼 수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이같은 방식으로 전 연령층을 아울러 그림책에 대한 흥미를 다각도로 일으켜 새롭다.

앞서 지난 3월 한옥을 개조해 광주 남구 양림동에 문을 연 포도나무갤러리가 ‘제비책방’이라는 팝업 서점을 열었다.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그림책 등 북큐레이터가 소개하는 150여 권의 서적을 볼 수 있도록 전시장에 비치해 여기에 진열된 책의 글과 그림이 공간과 어우러져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국내외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들을 비롯해 인도의 타라북스, 이탈리아 꼬라이니출판사, 미국의 마법에 걸린 사자책방 등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책방에서 한 자리에 보기 힘든 서적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어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나의 친애하는 독자에게-향출판사 그림책 작가들의 독특한 문법’이라는 타이틀로 향출판사 그림책 25권과 18명의 심층 인터뷰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콘셉트와 주제를 다루는 그림책을 조망할 수 있고 작가가 추구하는 문법, 그 문법이 독자들의 가슴에 가 닿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 등을 알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동구인문학당에서는 생텍쥐베리(1900~1944)의 동화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오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각국에서 발간된 ‘어린왕자’ 도서 200여 종과 고근호 작가의 작품 ‘어린왕자’까지 출품돼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전시연계 강연도 마련된다. 18일에는 어린왕자 릴레이 읽기와 퀴즈쇼가 강연을 앞두고 있고, 26일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어린왕자 번역본을 수집한 김규언씨가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참가자에게는 어린왕자 책이 증정된다.

이외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개관 당시부터 어린이문화관 내 어린이도서관에서 ‘나의 친구, 그림책’을 상시적으로 운영해왔다. 아시아 작가가 글을 쓰고 한국 작가가 그림을 그려 완성한 그림책 ‘아시아 이야기’를 선보이는 그림책 전시다. 원화와 그림책 작가에 대해 알 수 있고 책과 연계한 교육도 이뤄져 어린이문화원 대표 공간이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점차 활자를 읽지 않는 시대, 읽기를 배워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시대 속 그림책 전시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도서 콘텐츠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