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주상복합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째가 됐지만 붕괴 현장의 안전성과 2차 붕괴 우려 등에 의해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6일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인명구조견 8마리와 핸들러, 구조대원 등 206명을 투입해 붕괴 건물 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장비 47대와 매몰자 탐색 장비와 내시경 카메라, 무인굴삭기 등도 적치물 제거와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수색 작업은 공사현장 전 범위 걸쳐 산재돼 있는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 등을 소방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절단, 중장비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과정을 거쳐 지난 14일 오후 6시 49분께 지하 1층에서 60대 남성 작업자 A씨를 구조했다.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가 벌어진 지 나흘 만이다. 발견 당시 A씨는 숨진 상태였으며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다발성 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A씨의 가족들은 연고가 있는 수도권으로 이동해 개별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A씨 구조 이후에도 소방당국은 주·야간 수색을 병행, 실종자 발견 지점 중심의 수색을 마무리하고 건물 전층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소방당국은 붕괴 건물인 201동 지하층과 1층 전면부에 대한 수색 작업과 콘크리트 더미 등 각종 잔해물 제거를 이날 완료했지만 실종자 5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추후 수색은 그간 정밀 수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던 23~39층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된다.

문제는 붕괴 현장의 안전성과 2차 붕괴 우려에 있다.

낙하물은 물론 추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끊어진 철근 등으로 소방대원·구조견의 접근·활동이 제한된 데다 중장비 작동 시 건물 진동이 발생하는 등 위험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붕괴건물 23층 위로도 콘크리트 잔재물이 쌓여 있는 상태이며, 건물과 맞닿아 있는 145m의 타워 크레인은 상층부 고정 장치가 파손된 채 20도 가량 기울어져 언제 추락할 지 모를 상태여서 수색 작업의 최대 난관이 되고 있다.

사고 건물 또한 강풍과 기온 변화에 따른 콘크리트 수축·팽창 등으로 인해 좌우로 0~21㎜ 가량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방대원들이 이같은 악조건에도 불구, 건물 내로 진입해 실종자 수색을 실시했지만 상층부에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낙하물이 12차례 떨어져 수색이 중단됐다 재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23층 이상 상층부에 대한 정밀 수색은 타워 크레인이 제거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대책본부는 이날까지 타워크레인 해체작업을 완료키로 했지만 이동식 크레인 운용의 안전성이 갖춰지지 않아 해체 기한을 미뤘다.

이동식 크레인 1호기는 전날부터 조립되기 시작해 이날 늦은 밤까지 조립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당국은 또 1200t급 트레인을 이날 추가 반입하는 등 5종의 크레인을 이용해 타워 크레인을 해체할 방침이다.

먼저 붕괴 방지를 위한 보강작업을 한 뒤 상층부 붐대, 조종실, 마스터(기둥) 등 순을 순차적으로 해체하게 된다.

해체 크레인 조립이 끝나면 약 이틀간 와이어 보강 작업을 거쳐 오는 21일에는 해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하단에 남아 있는 타워크레인은 구조 작업을 마무리한 뒤 추가 해체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17일 오전 10시께 건축시공·구조·크레인·철거 등 건축물 안전 분야 전국 전문가들과 상층부 콘크리트 더미 철거 방식, 타워 크레인 해체 영향도 등을 논의하고 상층부 수색·구조 작업 방식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