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키로 결정하면서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과 한빛핵발전소 폐쇄를 위한 광주비상회의,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YMCA, 광주환경운동연합회 등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 오염수 해양 배출 결정’을 규탄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기본 방침을 지난 13일 결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오는 2051년까지 125만t이 넘는 오염수가 장기간에 걸쳐 방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1ℓ에 1500베크렐 미만이 될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 후 배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중수소는 보통 수소에는 없는 방사능을 가지고 있다.

실제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일본 후쿠시마에서 방출된 오염수가 200여일 만에 제주도에 도달, 280여일 이후엔 동·남해 바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

더욱이 전국 수산물 생산량(327만5514t)의 절반 이상을 전남지역의 수산업이 차지하고 있어, 실질 방류 이후에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로 62종의 방사능 오염물질을 정화했고, 정화된 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WHO 식수 기준의 7분의 1 정도로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62종의 방사능 오염물질은 200여개의 방사성 물질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발암물질로 불리는 삼중수소와 탄소14 등은 제거되지 않고 오염수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은 아직까지 오염수 검사 결과에 대한 원 자료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일본이 설치한 다핵종제거설비로 오염수를 정화하기에는 기술적, 비용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국제사회는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잘못된 소문으로 치부해 강행할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려는 것은 안전해서가 아니라 저장과 처리에 드는 비용이 너무 학대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와 광주시, 전남도, 각 시·도 의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본이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배출할 수 없도록 적극적인 행동과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오염수 방출 결정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일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광주에서 1인 시위 등을 열기로 했다.

각 지자체장들도 일본 오염수 방출 결정에 단호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날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면서, 학교 급식에 일본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일본 정부는 태평양 전부를 오염시키는 해양 방류가 아닌 탱크를 증설해 오염수를 장기 보관하면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모든 인류의 공동 소유이자 미래 세대의 사회적 자산인 바다를 더립힐 권리는 일본에 있지 않다. 광주시교육청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일본 수산물을 학교 급식에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강행할 경우 모든 일본 수산물에 대한 수입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