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 이상이 참여해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된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다. 5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거뒀던 여권이 참패하면서 정권 재창출 전선에 빨간불이 드리워졌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50%를 득표하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18.32%포인트 격차로 압도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73.54%로 박 후보(24.32%)의 3배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2.67%로 민주당 김영춘 후보(34.42%)를 더블스코어 가까이 앞섰다.

이처럼 압도적인 표 차이로 여당이 참패한 것은 민주당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상황인데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겹치면서 정권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곧바로 대선 모드로 접어드는 정국에서 극명하게 갈린 선거 결과는 정치권에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보수 정당에 서울시장 자리를 내주고, 2018년 어렵게 처음 깃발을 꽂은 부산시장 자리마저 4년 만에 빼앗겼다.

민주당 등 여권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특히 제1야당 국민의힘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기는커녕 두 자릿수 이상의 큰 격차로 참패했다는 점에서 크게 이반된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을 앞두고 매서운 ‘정권 심판론’ 정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의 국정 기조를 이끌어온 당정청 수뇌, 특히 친문 주류를 향한 책임론이 들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4·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했다. 인적쇄신부터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로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만 한다. 성찰과 쇄신만이 해결책이다. 그러지 않으면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더 큰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