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드림’은 극단의 대표 이유미씨를 비롯해 김경숙, 채경석씨 등 여성들이 마음을 모아 만든 아마추어 극단이다. 이들의 첫 인연은 광산구 자원봉사센터 여성대학원의 뮤지컬수업에서 맺어졌다. 수업을 함께 들은 13명의 여성들은 기초연기수업부터 발성·공연제작수업을 받았다. 배움의 욕구가 채워지자, 자신의 끼를 무대에서 발산하고픈 마음도 생겼다. 정기적인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행복을 꿈꾸고, 널리 나누어준다”는 의미를 담은 ‘행복드림’을 꾸리게 됐다.
이유미 대표는 “바쁘게 사느라 잊어버린 꿈들이, 30대 후반이 되고 보니 되살아났다.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욕망, 노래와 대사로 누군가에게 감동을 전함으로써, 지난날의 꿈을 찾아가고픈 엄마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공연 활동에 큰 위축이 있었지만, 이들의 열정은 더욱 빛이 난 한 해였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일주일에 한 번씩 극 연습을 해왔고, 이마저도 힘이 들 땐 ‘보이스톡’을 활용, 대본을 맞춰보기도 했다. 그 결과물인 연극 ‘양동시장 왕씨’는 지난달 열린 ‘시민연극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그간 갈고 닦아 온 실력을 뽐내며 현장에서는 물론, 추후에 공개된 유튜브 영상으로도 큰 호응을 받았다.
창단 해에는 뮤지컬 ‘인생은 바람을 타고’를, 지난해에는 광주의 5월을 다룬 뮤지컬 ‘이팝꽃 질 때’를 선보였다. 이들이 매해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은, 단원들의 열정도 크지만 무엇보다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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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행복드림’이 지난달 시민연극제에서 선보인 ‘양동시장 왕씨’ 공연 모습. |
이 대표는 “단원들 모두 직업이 있고, 또 가정에서 ‘엄마’로서의 역할도 해내야 하는 주부들이다. 극단 활동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가족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틈틈이 연습을 하고 또 무대극으로 선보이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설 수 밖에 없다. 무대가 주는 에너지가 강해서다.
이씨는 “이번만 하고 그만해야지, 공연 때 마다 다짐했지만, 단원들과 모여서 스터디를 하는 시간부터 공연이 막을 내리고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 순간까지, 그 전 과정이 주는 행복이 너무 커서 다시하게 된다. 꼭 마약 같다”면서 웃는다.
이씨는 ‘이 나이에 연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주저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는 “자녀가 뭔가를 망설이고 있을 때 엄마들은 ‘한 번 해봐’라면서 용기를 준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일일 땐, 되레 금방 포기해버린다”면서 “정말로 하고픈 일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격려해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활동에는 ‘나눔’의 철학이 깊게 배어있다. 극단을 꾸릴 때부터 생각 해 온 것이 예술을 통한 봉사활동이었다. 요양원이나 노인정 등 지역의 문화 사각지대를 찾아가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찾아가는 공연을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재개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행복드림 단원들은 “우리의 공연을 보는 동안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울고 싶은 사람에겐 울 수 있는 시간을, 웃고픈 사람에겐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