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라도(호남)는 역사, 문화적으로 하나입니다.”

김인원 광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지난 12일 광주 서구 라마다플라자호텔 5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제8기 광남일보 글로벌리더 아카데미’에서 조선시대 중기 대표 인문학자인 제봉 고경명, 고봉 기대승 선생 등의 삶을 바탕으로 호남의 역사를 조명했다.

김 해설사는 특히 “고경명 선생의 의병 정신은 동학농민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5·18 민주화운동 등과 연결되며 이들이 불의와 맞설 수 있었던 정신의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 해설사는 이날 ‘광주와 전라도는 역사·문화 공동체다’를 주제 강의에서 아카데미 원우들과 호남가(湖南歌)를 함께 부르고 해석하며 강의를 재미있게 풀어갔다.

그는 “호남가의 유래는 호남지역 50여 곳의 지명을 넣어 문장으로 엮은 것”이라며 “작자와 창작시기는 알 수 없지만 조선 시대 전라도 관찰사에 오른 이서구가 역사와 문화를 함께하는 고을들을 묶어 노래로 만들었다는 게 중론이고, 이후 광주가 낳은 명창 임방울 선생으로 인해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해설사는 호남가의 가사 중 ‘능주의 붉은 꽃’에 대해 심도 깊게 이야기하며 조선 시대 호남 인문학자들의 사상과 이들이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능주의 붉은 꽃은 정암 조광조 선생의 주초위왕으로 발생한 기묘사화와 연관이 있다”며 “당시 이 사건으로 많은 관료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관직에서 낙마하고 호남권으로 은둔하면서 우리 지역의 인문학이 눈에 띄게 발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조광조의 문하생이었던 양상보는 17세에 현량과에 합격한 인재로 조광조 선생이 화를 입자 그 충격에 벼슬길을 등지고 담양으로 낙향해 소쇄원을 짓고 후학을 양성에 힘을 썼다”며 “여기서 자란 후학들의 사상이 굵직굵직한 현대사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광주와 전라도, 호남인의 기질과 역사에 대해서도 조망했다.

김 해설사는 “고봉 기대승 선생과 퇴계 이황의 사단칠정론,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을 만들게 해준 송순, 임진왜란 때 거북선을 만든 나주 출신의 나대용 등은 호남인들의 기질을 보여주는 예시”라며 “이들의 당시 활동을 살펴봤을 때 사상은 불의와 맞서 싸운 호남의 정신과 문화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광주와 전라도, 호남 전체를 아우르는 정신이 담긴 5·18 민주화운동이란 역사의 씨앗을 꽃피워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5·18을 폄훼 하는 세력이 있는데,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울 수 없다는 말이 있듯 우리 원우 여러분 모두가 깨어 있는 리더가 시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