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돈도 안 되는 자원봉사를 왜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참된 행복은 ‘마음이 평온한 것’에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지금 우리 중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전 국민이 아니 전 세계인이 느끼는 감정인 코로나블루로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분노의 감정으로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 대한 돌봄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당장 내 이웃의 안부를 묻든 것, 작지만 소중한 연대의 시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절과 무관심이 아니다. 관심이 필요한 지인에게 문자나 전화로 안부를 물어보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안부 인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보자.

아울러 질서 지키기, 청결한 거리 조성, 내가 먼저 인사하기, 교통사망사고 제로, 나눔과 배려가 넘치는 살맛 나는 광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능한 활동들이다.

또한 방역수칙 준수를 위한 범시민운동에 함께할 수 있다.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끝나기 전까지는 SNS를 통한 릴레이 마스크 착용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고의 방역주체는 우리 시민임을 자각하고, 최고의 백신은 마스크 착용, 최대의 적은 순간의 방심임을 명심하자.

코로나19 사태로 결국 세계 경제도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 어김없이 회자 되는 이가 있다.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그는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세기에 탐욕이 아닌 정의와 자혜를 바탕으로 건전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역설하였으며, 인간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경제학의 체계를 확립한 인물이다.

그의 역작으로 일컬어지는 국부론은 알아도 도덕감정론을 먼저 집필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도덕감정론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우리에게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서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에 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이 타인의 감정과 행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공감하려는 존재라는 뜻이다. 사회의 번영도 인간이 사회적 존재인 것에 의해 설명된다.

인류가 맞이한 초유의 사태에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예견한 그의 통찰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깊이 있게 음미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문명사회 속에서 인간은 어쩌면 그것이 어떤 시대라 하더라도 불안정한 세태에 노출될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런 세태 속에서 열광도 절망도 하지 않은 채 냉철하게 돌아보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새로운 언택트 시대를 희망의 시대로 맞이할 수 있도록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코로나19는 의도치 않게 세계질서와 사회 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번영을 위해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의미로 강조되는 정의에 의해 제어된 ‘야심과 경쟁’이 먼저라고 말하는 애덤 스미스를 눈여겨볼 시점이다.

인류를 번영으로 이끌기 위해 더불어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감능력이 극대화된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안전하고 안녕한 사회다. 지금 더 힘들어 하고 있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관심을 가져보자. 당장 나도 힘든데 라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잘 이겨내고 있고,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지혜의 말로 위안을 찾을 수도 있는, 어쩌면 살아남기만 해도 천만다행인 엄중한 시국인 것은 분명하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잘 대처하고 있는 방역 당국과 높은 시민의식에 전 세계가 놀라며 지켜보고 있는 대한민국, 이제 우리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제시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갈 때, 우리는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