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가 촉발한 국가 위기의 탄핵 정국 속에 강기정 광주시장의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민주화의 격동 시기인 1980년대 열혈한 학생운동가이자 재야 출신답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강 시장은 비상계엄이 터지자마자 즉각 지역의 지도자들을 모아 연대 전선을 구축, 계엄 해제를 촉구하는가 하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손수 쓴 편지를 들고 국회를 직접 찾아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했다.

또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는 긴급 간부회의를 갖고 신속한 민생 경제 대책에 주력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으로 광주시민과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이 터지자 새벽 1시 지역 시민사회, 구청장, 종교계·학계·원로 등 48명의 지도자들과 함께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갖고 비상계엄 무효를 선언했다.

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반헌법적이며 명백한 불법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탑을 다시 쌓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이뤄졌다.

강 시장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정국 혼란을 수습하면서도 헌법을 유린한 윤 대통령의 퇴진에 앞장섰다. 게엄이 해제된 4일에는 5·18의 최후 항쟁지인 5·18민주광장과 국회를 왕복하며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오전 9시에는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 비상 시국대회’를 열었다. 시국대회가 끝난 후 곧바로 국회로 향한 강 시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전남, 경기, 전북, 제주지역 5개 광역단체장과 함께 윤 대통령의 퇴진과 가담자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주도했다.

또 5일 오전에는 광주지역 공공기관장들을 시청으로 불러 모아 “앞으로의 과정이 길고 힘들 것 같다. 지혜롭게 잘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고, 오후에는 5·18기념재단에서 5·18단체와 ‘비상계엄 간담회’를 가졌다.

월요일인 지난 9일에는 시청에서 간부회의를 열어 공직자들에게 ‘헌법 수호’를 외치고 있는 시민들을 보호할 것으로 주문했고, 오후에는 5·18민주광장에서 연석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강 시장은 지난 10일에는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났다. 탄핵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5·18민주화운동이 배경인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직접 전달했다.

강 시장은 명예광주시민인 김소희·성일종 의원과 탄핵 투표에 참여한 김상욱 의원을 만나 ‘탄핵 동참’ 호소문이 담긴 편지와 한강 작가의 5·18 소설을 전달했다. 이날 강 시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하기 위해 ‘소년이 온다’ 책 30여 권을 준비했다.

또 강 시장은 편지를 통해 “오늘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날이다. 탄핵 투표로 ‘광주’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강 시장은 탄핵투표가 열린 지난 7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설득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강 시장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는 얼어붙은 민생 경제 회복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2일과 15일 민생경제대책본부 회의와 긴급 간부회의 등을 통해 민생 안정 대책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특히 12월 송년 특수가 사라진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상생카드 할인율 확대,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한 연말 특별할인, 소비 진작 이벤트, 내년도 예산 조기 집행 등을 당부했다.

또 강 시장은 위축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오는 24일과 27일을 공무원 ‘인근식당 이용하기’ 등 캠페인을 추진하고, 자치구와 출자·출연기관 등과 공동으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소비촉진 릴레이 캠페인’도 지속 진행한다.

강기정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 뒤엔 1980년 광주가 있었고, 과거의 광주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켰다”며 “국민과 함께, 광주시민과 함께 더 단단한 민주국가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혼란한 시기일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민생이다“며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은 민생을 지키기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위기 극복에 마음을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