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라숑’(COREElation)의 회장을 맡아 교류 활성화에 온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동료작가인 파스칼 지하흐(Pascal Girard)의 ‘오리지널 판화’ 초대전이 세팅 중이던 지난 12일 전남대 용지관에서 만난 모리스 메일라흐(Maurice Maillard)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6년전 우제길미술관에서 열린 국제판화워크숍에 이어 두번째 광주를 찾은 그는 교류의 긍정적인 면을 언급했다. 2016년 2월에 강행복 작가의 초대전시를 프랑스에서 여는 등 교류가 쌓이면서 좋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 작가와 프랑스 작가 간 차이가 분명 존재합니다. 한국 작가들은 나무에 작업하는 목판을 하죠. 그러나 프랑스 작가들은 동판화를 작업합니다. 한국 작가의 작업은 색깔이 다채롭지만 프랑스 작가의 작업은 검은색이나 흰색이 많습니다. 이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할 수 있어요. 같이 이번에 광주에 온 뤽 티부흐(Luc Thiburs) 작가는 인쇄작업할 때 오직 한지로만 작업을 하는데 이런 게 교류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와서도 제일 먼저 한지를 살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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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오후 6시 목담미술관에서 열린 초대전 개막식 모습 |
“광주는 6년 전보다 날씨가 더워졌고,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따뜻한 것 같아요. 아울러 5·18은 프랑스에서 잘 다뤄지고 있죠. 관련 책으로 5·18을 접했습니다. 5·18은 아시아권에서도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이 잘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기억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한이 이렇게 가까워질 것이라고 6년전 상상이나 했겠어요.”
특히 이번 전시 출품작에 대해 설명을 부탁하자 ‘물의 길’(Le chemin de leau·수로)이라고 답했다. 산에 있는 작은 웅덩이에서 발원한 수로를 뜻하는 것인데 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는 반응이다.
“수로가 만들어져 물이 흘러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삶의 길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작품은 이 작품을 포함해 철학적이고, 시적인 생각을 제공, 근원을 소유하게 한다는 평가다.
도록 자료에 따르면 알레인 타피에 프랑스 박물관 명예관장은 “물질적 복잡성을 가진 진보된 그의 작업은 단순한 형태나 자기조절 작용으로 인한 풍경의 관행이 아니다. 그 풍경은 관중들에게 주어진 것보다 더한 것이며, 앎과 인식함의 사이에서 즐기는 행동을 공유한다. 지각의 가장 육체적인 후진운동까지 그는 마지막의 추상을 소환한다”고 평했다.
모리스 메일라흐는 프랑스 루앙 판화미술대학을 졸업, 1969년 이후 프랑스 안팎에서 60회 이상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1985년 ‘현대미술의 균형 대조표’ 전시회에서 수상을 한 이후 미국 뉴욕과 벨기에, 독일, 스페인, 한국 등 다수 해외전시를 가졌다. 프랑스 국립 중앙도서관의 인쇄실에 그의 판화작품이 보존되고 있다. 그의 광주초대전은 오는 9월5일까지 목담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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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시리즈의 하나인 ‘18시간’(A la 18eme heure du jour) |
“지금 전시 기획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데 당장 프랑스로 돌아가면 2년 후 판화교류전 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예산확보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죠. 전시를 하다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전시기획을 하면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보다 프랑스가 더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노르망디 지방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인 면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의 작품은 구입하지만 꼬레라숑처럼 외국작가들이 포함돼 있는 단체전은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면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개인적으로 판화와 페인팅을 많이 하는 데 테마인 ‘자연’에 철학과 시(詩)를 병행해 심화시키고 싶습니다. 저변도 확장시키고 싶은 희망이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