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걷기 시작했죠.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완주한 뒤 훌쩍 프랑스로 떠났습니다. 그곳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Camino de Frances)까지 내처 걸었죠. 도보 여행을 하며 자신과 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그곳’의 원주민과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겁니다.”

대학에서 강연을 하면서 방학 때나 틈이 날때마다 ‘길 위의 인생’을 실천하고 있는 소설가 차노휘씨가 에코미디어에서 최근 펴낸 문화여행서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이 여행서에는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를 걸으며 느꼈던 삶의 단상들과 이국의 풍경들이 오롯하게 기록됐다. 저자는 그곳에서의 단상들을 몸과 마음, 그리고 가슴으로 불러들였다. 걷기 시작하면서 얻은 변화의 내용이다. 걷고 또 걸으며 삶을 만나고, 삶을 성찰했기에 쉬어간다는 의미도 각인됐을 터다. 늘 다람쥐 쳇바퀴돌듯 하는 삶에 변화는 질식할 수 밖에 없다. 변화를 준다는 것의 확실한 임펙트는 걷는 것, 더 고상하게는 도보여행이 아닐 까 싶다.

저자는 틈을 찾는 여정으로 설명한다. 촛불이 타오르던 무렵 작가로서 채워야 할 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글을 낳고, 어떤 글로 독자와 만나야 할지를 더 고민한 것이다. 그래서 택한 선택지가 체코와 헝가리였다. 그곳에서 사십여 일을 머무르며 그들의 내밀한 삶 속으로 들어갔다. 그 내밀한 삶을 옮겨 적었다. 페이지에는 문화에술, 재래시장, 인물, 왕궁, 역사, 수용소, 카렐교, 광장, 타워, 추모공간 등으로 가득 채웠다.



영화감독 사유진씨는 이 책에 대해 “언제부턴가 그녀는 걷기 시작했다.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거뜬히 걷고 와서도 양에 차지 않는지 걷는 것을 생활화했다. 어느 날 왜 걷냐고 묻자 시니컬하게 걷고 싶으니깐 걷지라고 답했다”며 “그녀가 걷는 것은 자신의 심연(틈)과 정면 대결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저자인 차노휘씨는 순천 출생으로 광주대 문예창작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와 소설 창작론 ‘소설 창작 방법론과 실제’를 펴냈다. 현재 광주대에 출강하고 있다.

저자인 차노휘씨는 “이 문화여행서에 대해 인터넷 신문 ‘광주in’에 23회에 걸쳐 소개된 글을 한데 묶었다”면서 “오는 16일부터 두달여 동안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일대 도보여행에 나설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