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지난 2일 개막한 2016광주비엔날레가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열리고 있다. 개막 10일차를 맞은 11일 현재 3만 여명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37개국 120명 작가가 참여해 252점을 선보이는 전시장에서는 보고·듣고·만지고 직접 체험해보는 참여형 작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제 1전시실=히토 슈타이얼 作 ‘태양의 공장’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참여작가 히토 슈타이얼의 작품 ‘태양의 공장’은 햇빛으로 변환되는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촬영한 대규모 비디오 설치작업이다. 작품은 포스트 인터넷 시대 디지털 이미지 생산과 전유의 방식에 대해 탐구한다.

컴퓨터 게임과 가상현실 시스템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 정보의 흐름과 이미지 왜곡을 다룬 대표작으로 꼽힌다.

2016광주비엔날레에서는 관람객들이 의자에 앉아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슈타이얼은 비디오 에세이와 몰입형 오디오 설치작품을 수반해 확장된 감각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제 1전시실=아말리아 피카 作 ‘서류 작업의 즐거움’

아말리아 피카의 ‘서류 작업의 즐거움’은 A4용지에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서류 도장을 활용, 1000여점에 달하는 드로잉 시리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에는 한국 도장도 사용됐다. 작가는 각국의 도장들을 활용해 정교하고 장식적인 드로잉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작품 옆에 각종 도장을 배치해 관객들이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게끔 했다. 이번 작품은 넓은 공간의 벽을 따라 전시해 관객을 압도하지만 이 때문에 관객들은 작품을 좀 더 가까이 관찰하고 즐길 수 있다.

△제 3전시실=나타샤 사드르 하기기안 作‘ Passt Leopard 2A7+’

나타샤 사드르 하기기안은 어린이용 장난감 ‘레고’로 독일 군용 탱크를 실사이즈로 재현했다. 작가가 재현한 탱크는 독일 무기 제조업체가 도시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데모 진압용으로 생산한 것이다. 전투용 탱크와 같은 크기로 만들어졌지만 레고 플랫폼으로 변형돼 무장 해제된 상태다.

작품은 주제와 관련된 조사내용을 담은 오디오 자료가 탱크 포탑의 위치에 장착된 60대의 헤드폰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관객은 플랫폼 위에 앉거나 누워서 기록물에 몰입하거나 전시장의 사운드, 또는 같은 주제로 작곡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제 1전시실· 제 4전시실= 타일러 코번 作 ‘인체 공학의 미래’

타일러 코번의 ‘인체 공학의 미래’는 상상 속의 미래 인류를 위해 디자인된 인체 공학적인 가구 시리즈다.

코번은 뉴욕 건축회사 ‘Bureau V’와 함께 새로운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미래학자와 인류학자 등과 만나 인체의 변화를 연구했으며, 미래의 인간이 사용할 의자를 예측해서 구현했다. 변형된 오브제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에 의해 예측되는 촉각적 주체성을 고찰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출구=애니 라이 균 완 作‘ 오늘도 무지개’

애니완의 작품 ‘오늘도 무지개’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비엔날레 전시장 주변이다. 애니완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조카의 젖병이나 맥주, 영어 교과서 등과 같은 물건들을 한국의 고려청자 형태로 제작했다.

전시장 밖에는 구두를 닦고 고치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했던 소형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를 설치했는데 이 안에는 작가가 광주에서 구입한 물건들과 함께 그녀의 고향인 홍콩에서 사온 물건도 함께 볼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주변과 광주라는 도시 자체가 탐구와 탐험의 현장이 되고 있는 그의 작업은 사람들과 사는 환경 그리고 예술이 어떻게 서로에게 변화하게 하는 접촉지대가 되는지 탐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