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대형 프로젝트 예타 문턱 넘었다
완도에 국립해양수산박물관…대한민국 수산 새역사 기대
고흥~봉래 국도15호선 4차로 확장…우주산업 발전 마중물
화순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바이오식품 클러스터로 육성
고흥~봉래 국도15호선 4차로 확장…우주산업 발전 마중물
화순 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바이오식품 클러스터로 육성
입력 : 2025. 08. 20(수)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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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통과- 화순폐광 경제진흥개발사업 조성계획

예타 통과-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조감도

예타 통과- 고흥~봉래 간 국도15호선 위치도
국내 최초로 수산업을 주제로 한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전남 화순군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개발사업과 국도 15호선(고흥~봉래) 확장 사업도 함께 예타 문턱을 넘어, 전남 지역 숙원사업들이 본격 추진될 수 있게 됐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임기근 제2차관 주재로 열린 ‘2025년 제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사업과 화순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개발사업, 국도 15호선 확장 사업 등 3개 전남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시켰다.
국립해양수산박물관 건립은 전남 완도에 해양수산업의 역사와 어업문화, 해양 자연환경을 종합 전시하고 수산 자료를 집대성할 해양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1138억 원을 투입해 부지 4만6886㎡, 연면적 1만4414㎡ 규모(지상 2층·지하 1층)로 건립된다.
전남도는 국내에 수산 분야 전문 박물관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2019년 건립 기본구상 용역을 시작했으며, 2022년 완도를 입지로 확정했다. 이어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통과, 2024년 기재부 예타 대상 선정, 2025년 정책효과·균형발전 효과 발표 대응 과정을 거쳐 7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인천·부산의 국립해양박물관과 차별화해 전국 해역의 수산자원과 해양문화산업, 역사와 미래를 함께 담아내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완도 약산 완도선 유물, 청해진 유적 유물 등 전남 곳곳에 흩어진 발굴 유물도 이관·전시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00만 도민의 오랜 염원이자,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가치를 알리고 미래 해양수산강국의 위상을 높일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남을 글로벌 해양관광 거점으로 성장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읍과 나로우주센터를 연결하는 국도 15호선 확장도 예타를 통과했다. 총 31.7㎞ 구간을 기존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당초 5142억 원에서 1379억 원이 늘어난 6521억 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초 기재부 신속예타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조사 기간이 9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됐고, 3월 현장조사를 거쳐 이날 최종 승인됐다.
전남도와 고흥군은 그동안 △2022년 고흥 봉래 우주산업 클러스터 특화지구 지정 △2023년 민간발사장·발사체 기술산업센터 예타 면제 △2024년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예타 면제 등 국가 전략산업 유치 성과를 기반으로 사업 타당성을 강화해 왔다. 이 사업은 2009년부터 건의해온 지역 숙원으로, 2021년 국도로 승격됐으나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예타에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나로우주센터 개청 이후 관광객과 물류가 급증하면서 도로 확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확장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흥읍에서 나로우주센터까지 이동 시간이 6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들고,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접근성이 높아져 민간기업 입지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김 지사는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주발사체 조립품 운송 시간을 해상보다 19시간 단축(26시간→7시간)해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순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개발사업도 예타를 최종 통과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타당성 평가를 거쳐 경제성과 필요성, 균형발전 효과 등을 인정받았다.
광산업으로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던 화순은 2023년 조기 폐광으로 산업 기반이 붕괴되면서 인구 유출과 지역 침체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대체산업 발굴과 정주여건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 사업은 2031년까지 총 3,579억 원을 투입, 국비 700억 원을 포함해 스마트팜 단지와 의료·식품 농공단지 등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추진된다. 전남도와 화순군은 후속 행정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새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정주환경 개선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이 기대된다. 고용유발효과 5602명, 취업유발효과 7804명, 생산유발효과 1조170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남도와 화순군은 국립탄광박물관 건립, 복합관광단지 조성 등 지역 재생 프로젝트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화순 폐광지역 일대가 지역 재생과 미래 성장거점으로 거듭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118년 석탄의 시대를 마감하고 바이오·식품산업의 새 시대를 열어 대한민국 지역재생의 성공 모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