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11의 6명은 김태영 감독이 선발하고, 나머지 5명은 팬들이 투표로 뽑는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해외 1부 리그에 진출하는 독립구단인 참파삭아브닐FC가 25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혁신적인 구단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참파삭아브닐은 2025-2026시즌부터 라오스 1부 리그에서 경쟁할 ‘한국 구단’이다.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 김상식 현 베트남 감독 등과 함께해 동남아 축구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디제이매니지먼트가 참파삭 유나이티드의 경영권을 인수해 참파삭아브닐FC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했다.

참파삭아브닐은 구단은 라오스 참파삭에 있지만,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전체를 시장으로 두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다.

아시아의 축구팬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베스트11의 일부를 팬들이 구단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투표 뽑는 방식을 도입했다.

구단 초대 감독인 ‘한일 월드컵 4강 영웅’ 김태영 감독이 6명을, 팬 투표로 5명의 선발 선수를 뽑는다.

참파삭아브닐의 브랜딩을 담당하는 김계현 서경대 광보홍보영상학과 교수는 “팬들이 경기를 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함께 키울 동기를 가질 수 있다. 팬들은 팀을 사랑하는 만큼, 팀을 위한 좋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파삭아브닐의 앱을 개발하는 위드의 이웅장 대표는 “팬심을 담을 거대한 그릇을 만들고 있다. 아시아 축구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차별화된 컨텐츠다.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선수 선발 명단을 짜는 것은 원래 축구 지도자 고유의 영역이다. 이를 팬들에게 열어주는 건 축구인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태영 감독은 “팬을 바탕으로 하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선택한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실력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내가 교체해 버리면 그만이다”라며 웃었다.

팬 투표로 베스트 11을 정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돌 오디션 TV 프로그램에서 얻었다고 한다.

이동준 디제이매니지먼트 대표는 “스포츠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고민하다가, (팬들이 참여하는)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어떻게 하면 팬들이 우리 구단과 놀까?’ 하는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파삭아브닐은 국내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플랫폼을 제공한다.

외국인 선수를 최대 10명까지 등록할 수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선수 중 한국인 선수를 11명의 선발 출전 선수 중 7명까지 포함할 수 있는 특별 조항이 새 시즌부터 라오스 리그에 적용된다.

K리그에 자리 잡지 못한 선수들이 참파삭아브닐을 통해 동남아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나갈 수 있다.

참파삭아브닐은 당장 다가오는 2025-2026시즌 리그에서 우승하고, 나아가 AFC 챔피언스리그2(ACL2) 정상에 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태영 감독은 “지금은 기대가 50, 걱정 50인데, 점점 기대를 더 키워 보겠다. 의지와 노력, 최선이라는 세 단어를 잊지 않고 결과를 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