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들의 승리…K 컬처 기반 다져 나가야
■4·4 대통령 파면 문화예술계 반응
입력 : 2025. 04. 06(일) 17:25
정찬일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민예총) 이사장
·정찬일 민예총 이사장 “새 문예 시스템 구축”

·박광구 미협회장 “문화예술 분야 발전 도모”

·이상훈 영상 이사장 “K컬처 기반 정상화를”

·이근모 문협회장 “양분화된 사회 통합해야”

·김미승 작가회장 “성찰 기회…결속력 발휘”

·고난영 연극회장 “상식 통해야…아트 활력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광주전남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일반시민과 다름없이 파면을 환영했다. 이들 문화예술계 인사는 그동안 흐트러진 정국이 바로잡히고 국가 시스템이 하루빨리 바로 잡혀 모든 것이 정상화되기를 기원했다. 또 정치적 시스템 못지 않게 불황에 깊이 빠진 경제 회복, 의료 현장 혼선 극복, 내란 세력에 대한 처벌, 6월 실시될 대선 정국 관리 등 첩첩산중 쌓인 국가적 과제와 향후 정치적 일정을 무리없이 풀어가기를 희망했다. 광주미술협회와 광주문인협회, 광주전남작가회의, 광주민예총, 광주영화영상인연대 등 문화예술단체 수장들로부터 파면 이후 새롭게 전개될 대한민국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차기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를 정리, 소개한다.

먼저 정찬일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민예총) 이사장은 “윤석열이 파면됐다. 지난 4개월을 거리에서 보낸 민주시민들의 승리”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입틀막정권’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았을뿐 아니라 예술을 사유화하고 문화예술관련 예산을 삭감해 예술가들의 생존권을 위협했으며 국민들의 문화예술향유권을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정 이사장은 “새로운 정부에서는 새롭게 문화예술 지원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예술가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적극 지원하고 예술가들이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정책실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 전했다.

박광구 회장
또 광주미술협회 박광구 회장은 12·3 비상계엄 선언 이후 4개월만에 현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파면이 확정된 가운데 계엄 전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혼란한 국정을 수습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렸던 국가적 위기 속에 파면이 확정됨에 따라 이제 민주주의도, 국민들의 일상도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이 네달 동안 국가적 분열이 심각했는데 이제 한데 뭉쳐 다시 모든 분야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가 침체돼 어려운데 이것이 살아나야 문화예술계 역시 활력을 도모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과거에 보면 예술계만 지원해달라고 하는 성향이 있지만 경제가 죽어 있는데 ‘어떻게 예술계만 활력이 있을 수 있겠냐’며 궁극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다같이 나서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 비상계엄 시국에서 제일 안타까운 점은 헌법 자체를 부정까지 자행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잡혀야 한다. 검찰과 법원까지 믿지 못하게 된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가장 문제없이 믿을 수 있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헌법재판소였는데 이마저 믿지 못하게 돼 서글프다. 이번 기회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근모 회장
여기다 광주문인협회 이근모 회장은 비상계엄 이후 양분된 사회를 통합시켜야 하는 숙제를 가장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회장은 “‘양분된 사회 통합에 대한 숙제를 슬기롭게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하나가 돼 한 목소리로 ‘오!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도록 정서로서 국민통합을 꾀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학인도 사회참여를 하는 태도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갈등을 조장하지 않는 선에서의 참여가 좋겠다. 특히 한마음으로 공유할 수 있는 참여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 회장은 “법조계는 신뢰보다 갈등으로 인한 양분된 사회 구조 속 법을 공부한 사람들인 만큼 법리적 판단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결국 뭐가 어쩌고 하더라도 법리적 해석만이 사회적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확신한다. 비상계엄이 타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상황론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법리적 해석만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미승 회장
광주전남작가회의 김미승 회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것과 결속력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파면이 확정된 만큼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나라는 제대로 된 사람이 이끌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작가들은 나라 걱정을 그만하고 자기 작품을 제대로 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저도 그렇고, 작가들도 그렇고 비상계엄 전에는 자기 작품을 하는데 힘을 쏟아 왔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를 돌아봐야 하는 기회가 됐기를 희망한다”면서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를 망라해 모든 것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어려운 시대 상황 속 문학인들이 힘을 모으고 솔선수범해 결속력을 발현해 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김 회장은 “비상계엄 시국을 보면서 문학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기폭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 본회에 가서 송경동 사무총장의 단식을 보면서 눈물이 돌았다. 그래서 하루 종일 시위에 나서게 됐다. 향후 어떤 일이 생겨도 이런 결속력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상훈 이사장
이상훈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사장은 침체된 영화산업이 다시 활로를 되찾고 살아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민주주의의 승리를 축하한다. 이제야 진정한 봄을 맞이했다”면서 “특히 그동안 삭감되거나 폐지된 지역 및 독립영화 관련 예산과 사업들이 다시 살아나 K 컬처의 기반이었던 한국영화계가 정상화되고 영화인들이 숨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난영 회장
이외에 고난영 광주연극협회 회장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야 해소된 기분이다. 끝이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작”이라면서 “문화예술계 전체가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텐데 침체된 문화예술계가 활력과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방안 마련에 함께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선주·김다경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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