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소년이 맨 몸으로 겪은 ‘세상 풍파’ 그려
이외수문학상 수상자 정택진 장편소설 ‘곳’ 출간
1970년대 배경…과거사 삶 내력 드러낸 성장기
1970년대 배경…과거사 삶 내력 드러낸 성장기
입력 : 2025. 03. 25(화) 17:17

표지
2013년 소설 ‘결’로 제1회 이외수문학상(1억원 고료)을 수상한 정택진 소설가가 장편소설 ‘곳’(문학들 刊)을 펴냈다. 2019년에 발표한 ‘품’에 이어 세 번째 장편이다. 그간 발간한 그의 소설을 시간적 순서로 놓는다면 이번 소설이 그 첫 번째가 된다. 소설 ‘결’이 의형제를 맺었던 세 친구가 죽음의 위기 앞에서 풀어내는 한국 현대사의 이야기라면, 작가의 자전소설 성격이 짙은 ‘품’은 섬 소년과 도시에서 이사 온 소녀의 사랑과 꿈이 1980년 광주를 거치면서 상처 입고 뒤틀려가는 이야기이다.
장편 ‘곳’은 제7대 대통령 선거(1971년)가 있었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섬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이 맨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세상의 풍파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어른이 돼 가는 어린 주인공의 심리적, 도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의 성격을 띤다. 1970년대 남도의 어느 섬마을을 배경으로 배가 아니면 드나들지 못했던 고립된 장소이자 정치 성향에 따라 육체적·정신적 폭력을 감당해야 했던 야만의 시대에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염진혁은 중학교 입학 전에 집안의 대들보였던 아버지가 병환으로 사망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천금보다도 귀한 아들을 잃었다는 충격으로 몸져누운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난다.
동무들과 산, 들, 바다를 쏘다니며 놀아야 하는 어린 시절, 육지에 가 본 적도 없는 소년은 아버지와 할머니를 거의 동시에 잃고 가장이 된다.
소년의 아버지는 “앎의 허기를 채우려고” 애를 썼던 사람이었다. 집에 수십 권의 책이 있었으며, 가난했지만 오롯이 “신념을 지키자”라는 인생관을 굽히지 않고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려 했으나 그로 인해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아버지의 삶은 그대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절치부심하며 살았던 모습은 향내처럼 아들의 삶에도 스며들어 그 흔적을 남긴다.
과거사를 바탕으로 쓰인 성장소설의 매력은 주인공의 앞길에 놓인 역사적 사실들을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구수한 전라도 입말로, 섬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서럽고 슬픈 삶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평범하나 결코 순탄치 않은 그들의 삶의 내력과 세월의 타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정택진 소설가는 전남 완도 청산도에서 나고 자라 구미에 있는 금오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 기술하사관으로 복무한 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바람의 똥’이 청년심산문학상에 당선됐으며 2013년 1억원 고료 제1회 이외수문학상에 중편소설 ‘결’(해냄 刊)이 당선됐다. 2015년에는 ‘악아’로 대산창작기금(소설 부문)을 수혜받았으며, 2019년에 장편소설 ‘품’(컵앤캡 刊)을 펴낸 바 있다.
장편 ‘곳’은 제7대 대통령 선거(1971년)가 있었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섬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이 맨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세상의 풍파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어른이 돼 가는 어린 주인공의 심리적, 도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의 성격을 띤다. 1970년대 남도의 어느 섬마을을 배경으로 배가 아니면 드나들지 못했던 고립된 장소이자 정치 성향에 따라 육체적·정신적 폭력을 감당해야 했던 야만의 시대에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염진혁은 중학교 입학 전에 집안의 대들보였던 아버지가 병환으로 사망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천금보다도 귀한 아들을 잃었다는 충격으로 몸져누운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난다.
동무들과 산, 들, 바다를 쏘다니며 놀아야 하는 어린 시절, 육지에 가 본 적도 없는 소년은 아버지와 할머니를 거의 동시에 잃고 가장이 된다.
소년의 아버지는 “앎의 허기를 채우려고” 애를 썼던 사람이었다. 집에 수십 권의 책이 있었으며, 가난했지만 오롯이 “신념을 지키자”라는 인생관을 굽히지 않고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려 했으나 그로 인해 병을 얻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아버지의 삶은 그대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절치부심하며 살았던 모습은 향내처럼 아들의 삶에도 스며들어 그 흔적을 남긴다.
과거사를 바탕으로 쓰인 성장소설의 매력은 주인공의 앞길에 놓인 역사적 사실들을 독자들이 익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구수한 전라도 입말로, 섬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서럽고 슬픈 삶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평범하나 결코 순탄치 않은 그들의 삶의 내력과 세월의 타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정택진 소설가는 전남 완도 청산도에서 나고 자라 구미에 있는 금오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간 기술하사관으로 복무한 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바람의 똥’이 청년심산문학상에 당선됐으며 2013년 1억원 고료 제1회 이외수문학상에 중편소설 ‘결’(해냄 刊)이 당선됐다. 2015년에는 ‘악아’로 대산창작기금(소설 부문)을 수혜받았으며, 2019년에 장편소설 ‘품’(컵앤캡 刊)을 펴낸 바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