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녹았는데…한빛원전 화재 축소 논란

소방당국, 비화재 판정…재조사 요구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비화재’로 둔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방당국과 한빛원전 측이 화재 사고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영광소방과 한빛원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빛원전 1발전소 부지 내 KPS 식당 오수 정화기 전기 기포 발생기에서 연기가 발생해 소방차가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전특수경비대 등은 소화기를 이용해 초동 조치를 완료했으며, 이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 측은 비화재로 판정했다.

화재로 인해 기포 발생기가 흔적없이 사라지고 전선 줄기와 플라스틱이 녹아내린 것으로 보이는 물체가 앙상하게 남아있었음에도 화재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방의 판단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현장에 출동했던 영광소방서 A직원이 화재가 난 시설을 전기차 충전시설이라 답변하면서 실제 현장 검증이 이뤄졌는지 의문이 드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소방서는 비화재로 판정한 경위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가 비화재로 처리했으면 하는 요구가 있었고, 사고 규모도 작아 비화재로 판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소방서 보고서에는 화재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배경사진을 게재해 사고 현장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에 대한 소방당국의 사진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된 사진, 화재가 진압된 사진 등이 모두 달라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광소방 관계자는 “한빛원전 관계자가 비화재로 처리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보고서 사진은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찍어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빛원전은 지난 2018년 2호기 계측방비 보관실 감지기 동작, 3호기 격납건물 내 콘센트 스파크 발생, 2022년 6호기 터빈건물 냉각팬 내 볼꽃연기 발생, 5호기 스위치 야드 통신실 계량기 스파크 발생, 2023년 2호기 작업자 샤워용 온수탱크 전열기 제어반 연기 발생, 2025년 3호기 순환수 펌프 차단기룸 화재경보 발생 등을 모두 비화재로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