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공직사회가 ‘간부 모시는 날’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구정 게시판에 ‘요즘도 간부 모시는 날이 존재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간부들의 식사비를 내주지는 않지만 간부들과의 식사자리 자체가 불편하다’, ‘국·과장은 따로 먹으라는 것은 역차별 아닌가’ 등의 주장들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32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균호 서구의원이 5분 발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서구청에 여전히 ‘간부 모시는 날’이 존재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 부서원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지만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바뀌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간부 모시는 날’은 하급자들이 순번을 정하고 사비를 모아 상급자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을 말한다.

서구 공무원 행정전산망 ‘새올’에도 ‘구시대적인 낡은 관행에 왜 미련을 못 버리냐’, ‘왜 자꾸 모시는 날을 만듭니까? 과장님, 국장님 제발 그만 좀 하시죠. 이젠 지긋지긋 합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을 본 공직자들 간 견해가 갈리고 있다.

‘얄팍한 보상심리다’, ‘지원도 없는데 쓸데없는 지출이 생겨 계비를 걷어야 하니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등과 ‘요즘 대접받는 국·과장들이 어디 있나. 직원 눈치 보랴 업무 챙기랴 찬밥신세가 따로 없다’, ‘국·과장도 같은 직원 아닌가. 직원끼리는 식사하면서 국·과장은 따로 먹으라는 것은 역차별 아닌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두고 공무원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행정안전부 공문을 인용하며 “간부 모시는 날의 정의는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간부의 식사를 모시는 날’이다. 국·과장이 자비로 함께 식사하는 것을 ‘간부 모시는 날’과 같은 프레임으로 묶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과거에는 ‘연차 제한’ 등 불합리한 관행이 다수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개선돼 찾아볼 수 없다”며 “일부 확인되지 않은 사실만 갖고 악습이 남아 있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서구 공무원노조에도 이 같은 민원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는 재차 전수조사를 실시해 사실이 확인되면 뿌리를 뽑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간부 모시는 날’을 신속히 근절하기 위해 우선 기관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인식 개선을 추진하고, 계도 기간을 거쳐 추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