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후원회 설치제도가 시행된 지 7개월이 됐지만 전국 설치율은 9.2%에 그쳐 후원회 확대를 위해 의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

지방의원 상시 후원회제도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2년 지방의원의 전문성과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자금법 제6조(후원회 지정권자)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에서 법안이 개정돼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5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지방의원 3865명 가운데 후원회를 설치한 의원은 9.2%에 불과했다.

특히 광역의원은 19.8%(877명 중 174명)에 달해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후원회를 설치했지만, 기초의원은 6.0%(2988명 중 180명)로 열 명 중 한 명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광역의원의 경우 광주가 17.4%(23명 중 4명), 전남이 26.2%(61명 중 16명)에 달했다.

광역의원 후원회 설치율 전국 평균이 19.8%인 것을 고려하면 광주시의회는 평균을 밑도는 반면 전남도의회는 평균을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기초의원의 경우 광주는 7.3%(69명 중 5명), 전남은 10.5%(247명 중 26명)를 기록했다.

기초의원 후원회 설치율 전국 평균이 6.0%인 것을 고려하면 광주 4개 구의회와 전남 22개 시군의회는 다소 나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초의원 전원이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초의회가 광주의 경우 1곳(남구의회) 전남은 16곳(강진·보성·곡성·구례·담양·보성·신안·영광·영암·완도·장성·장흥·진도·함평·해남·화순 군의회)이나 됐다.

정당별 지방의원 정원 대비 설치율은 더불어민주당이 11.7%(1690명 중 198명), 국민의힘이 6.9%(1954명 중 134명), 진보당 36.4%(22명 중 8명), 정의당 66.7%(9명 중 6명), 무소속 1.9%(162명 중 3명) 순이었다.

광역시도별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 현황은 서울·경기·인천·전남·전북(광역·기초의원)과 충남(광역의원), 광주(기초의원)가 전국 설치율보다 높으나 그 외 지역은 현저히 낮았다. 설치율 0%인 지역은 대구(광역·기초의원 0%), 세종(광역의원 0%), 대전(기초의원 0%)이었다.

나라살림연구소 구승본 책임연구원은 “지방의회별 후원회 설치율의 격차나, 지역별 불균형의 원인이 지자체의 인구나 행정규모 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지방의원의 후원회 설치 의지와 지방의회별 적극적인 의정활동 문화의 정도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라살림연구소는 ‘후원회 설치 및 후원금 모금, 후원기부금 사용에 대한 관점을 바로 세울 것’을 제안했다. 후원금 모금이 목적이 아니라 활발한 의정활동을 우선 기획하고 필요한 후원금을 모아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후원회에 대한 지나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속있는 후원회 설치와 모금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원회제도 도입 전에는 ‘의정활동비·월정수당만으로는 의정활동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지만, 후원회 시행 후에는 ‘후원금 요청이 부담된다’, ‘후원금을 기부받으면 빚지는 거다’, ‘사무실 임차료와 유급사무원 인건비를 지출하면 사용 가능한 후원금이 적다’는 등을 우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방의원의 설치 의지를 높이는 후원기부금 사용방법 및 사례 교육 등에 대해 선관위와 지방의회가 지원하고, 정당 소속 지방의원이 후원회 설치를 통해 원활한 의정활동을 펼치도록 정당 차원의 가능한 역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각 정당이 소속 지방의원에게 후원회 설치 필요성을 교육하고 후원기부금 사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한편 2년마다 지방의원 의정활동 실적을 광역시도당에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할만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