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오랜 기간 별도의 관리 없이 방치된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표지판(돌고개역에서 광주역 방향).

금남로5가 사거리 표지판의 동부소방서, 대인시장 방향은 좌회전 통행이 안 되지만 통행금지 표기가 없다.

광주 광산구 광산교차로 표지판에는 2023년 7월 변경된 ‘광주시 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명칭이 아닌 ‘경제고용진흥원’으로 표기돼 있다.

광주지역에 설치된 도로안내표지판의 표기가 명확하지 않은 곳이 많아 운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글자가 일부 지워지거나 색 바랜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경우까지 있어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5가 사거리.

해당 도로는 하루 평균 3만~4만여대의 많은 차량이 오가는 곳으로, 왕복 5차선 도로 위에는 운전자의 길 안내를 위한 도로표지판 3개가 설치돼 있었다.

표지판(금남로5가역에서 5·18민주광장 방향)에는 현 위치를 기준으로 직진 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5·18민주광장, 우회전 시 빛고을시민문화관, 좌회전 시 동부소방서, 대인시장이 나온다는 안내 글자가 표기돼 있었다.

해당 사거리는 동부소방서, 대인시장 방향으로 좌회전을 할 수 없었지만, 표지판에는 통행금지 표기가 없었다. 운전자의 진로를 알려주는 1차선 도로의 노면 표기도 좌회전 금지 화살표 대신 직진 화살표만 그려져 있었다.

사거리에 근접해서야 신호등 옆에 설치된 좌회전 금지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어 운전자들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느라 혼란을 겪고 있다.

운전자 정모씨(36)는 “출근길 이곳을 지나면서 갸우뚱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면서 “안내표지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방치된 것은 행정적인 관리 소홀의 증거다. 빠른 시일 내에 보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구 양동시장의 표지판(돌고개역에서 광주역 방향)도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오랜 기간 별도의 관리 없이 방치돼 있어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표지판은 무등산, 광주역, 무등경기장, 광주공원, 양동시장역으로 안내하는 문구가 갈라지거나 지워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 특히 새벽·야간에는 아예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유동사거리에 있는 또 다른 표지판 역시 공항, 광주역 글씨가 흐려져 있었다.

공공기관 명칭이 변경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과거 명칭이 그대로 적혀 있는 곳도 있었다.

광주경제고용진흥원은 광주상생일자리재단과 통합해 2023년 7월 ‘광주시 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광산교차로에 있는 표지판 2개는 모두 과거 명칭인 경제고용진흥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김모씨(44)는 “대다수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목적지로 가지만, 종종 표지판을 보고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다”며 “공공기관 이름이 변경된 지 오래된 것 같은데 그대로 방치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로순찰반 순찰, 민원 등을 통해 접수된 노후된 표지판을 대상으로 매년 상·하반기 정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3413개의 도로안내 표지판을 관리하다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지적된 사항은 올 상반기 정비사업 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