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별이 된 소중한 한 분 한 분을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179명의 희생자들을 눈물로 배웅했다.

지난 18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에는 이른 시간부터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 유가족 임시텐트가 있던 자리는 추모식에 참석한 이들을 위한 의자로 채워졌고,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1층 기둥 곳곳과 2층 합동추모식장으로 향하는 계단은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내용이 담긴 엽서로 가득했다.

희생자 유족과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전남도, 광주시, 무안군 주관으로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관계자 1500여명이 참석했다.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진도씻김굿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애도 묵념, 헌화·분향, 추모사, 희생자 추모 영상인 ‘기억의 시간’ 상영, 추모곡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침울한 표정으로 참석한 유가족들은 추모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직도 현실이 믿기지 않은 듯 고개를 숙이고 가족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추모식에 참석한 경찰, 소방, 군인들도 송출되는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히며 유족의 슬픔을 함께 나눴다.

헌화와 분향 순서에서 희생자 179명의 이름이 영상을 통해 송출되자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닦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추모식 내내 공항 내부에 울려 퍼진 울음소리와 슬픔은 유가족의 메시지와 영원한 기억을 약속하는 내용의 영상 송출과 함께 극에 달했다.

이어진 유가족 편지 낭독과 추모곡 공연에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이들이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쏟아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추모사에 나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29일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로 인해 179분의 소중한 가족과 친구, 동료를 떠나보냈다”며 “유족의 상실과 고통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회대표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179명은 이 세상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가족이었다. 소중한 부모였고, 사이 좋은 형, 동생이자 귀중한 딸과 아들이었고, 항상 마주치던 동료이자 이웃이었다”며 “그들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남은 우리의 시간은 참사가 나기 전에 멈춰 있다. 멈춰버린 그들의 꿈,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일은 이제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며 울먹였다.

이어 “희생자들이 이루려고 했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겠다.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때 환하게 웃으며 당신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해 181명의 탑승 인원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