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폭이 4년 5개월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의 그늘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1만1000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15만 9000명(1.1%)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2020년 5월 이후 55개월 만에 최저치다. 12월 기준으로만 보면 2003년 12월 이후 21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1년 12월 43만2000명, 2022년 12월 34만3000명, 2023년 12월 29만7000명이 증가했다.

연간(평균)으로 보면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536만명으로, 전년 대비 23만6000명(1.6%)이 증가했다. 이는 1997년 고용보험 행정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증가 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7개월 연속 줄었다. 건설경기가 특히 불황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6만2000명으로 식료품,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의복·모피 업종 등은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8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5개월째 이어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력 도입 확대 등으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증가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중 23%가량이 외국인이다.

12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0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00명(9%) 증가했다.

경제난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자 고용보험 가입자까지 줄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 순환고리가 깨지니 모든 경제분야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