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남의 아픔을 공감하고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비아냥거리고 폄훼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사회발전과 화합을 가로막는 최악의 범죄자들이다.

현재 경찰은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 댓글, SNS 등에서 희생자나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 모욕성 게시글 등을 게재한 163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피의자 2명을 검거했고, 8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압수영장 집행 48건, 신청 81건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최근에는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확산하는 유튜브 채널과 일부 방송 스트리머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악성 게시글·영상 등 무분별한 게시 행위에 대해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 희생자나 유족을 조롱·비하하는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 엄벌을 예고했다.

유족들도 경찰에 악성 게시글 작성자 처벌을 촉구하는 고소장을 냈다.

악성 게시글 작성자들은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악성댓글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참사 이후 희생자에 대한 명예훼손 범죄가 반복되고 있지만 법적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니, 악행이 독버섯처럼 재발되는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합성포스터를 제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누리꾼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벌금 100만원의 처벌에 그쳤다.

이태원참사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채팅창에 올려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1·2심에서 무죄를 받기도 했다.

SNS 등의 발달로 명예훼손이 주로 사이버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를 이용한 명예훼손에 대해 사법부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재발방지 차원에서 남의 불행을 악의적으로 써대는 행위를 엄하게 단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