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실력행사로 막았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관저 부지 안으로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과 대통령 경호처에 막혀 관저 건물 내부로는 진입하지 못했다.

경호처에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경호처 측에서 경호법 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장기간 대치가 이어졌다. 결국 공수처는 집행 착수 약 5시간30분 만에 사실상 이날 집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피의자 윤 대통령과는 대면조차 하지 못했다.

공수처가 철저한 준비 없이 영장 집행에 나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호처의 저항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대응책이나 결단 없이 집행에 나서 ‘헛물’만 켠 것이다.

실제로 이번 영장 집행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되거나 연행된 경호처 직원은 없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공수처가 지난달 31일 발부받은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6일까지다. 6일까지 체포하지 못하면 영장 청구·발부는 공염불이 되고 만다.

공수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의 협조 지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최 대행은 회신을 보내지 않고 있다.

공수처가 결국 1차 영장 집행을 불발시키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으로선 윤 대통령이 순순히 체포영장에 응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선다면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의 기만 살려주게 될 것이며, 법 집행의 형평성도 위협받을 것이다. 경호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집행을 막는 것은 그 자체로 공무집행 방해죄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는 국민 모두가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지 않았던가. 경호처의 실력행사에 막혀 불법행위를 처단하지 못한다면 법치주의는 무너지고 만다.

체포영장을 다시 집행해야 한다. 국민이 든든한 뒷배이거늘 공수처는 무엇이 두려운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내란 수괴를 반드시 체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