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까지 이동거리가 전남은 최장 27㎞로 서울과 약 7배의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령층 등의 금융 소외를 막기 위해 은행 점포 폐쇄를 결정할 때 소비자들의 점포 이동거리 등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국내 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은행 점포 이용을 위해 소비자가 최소한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지역별 격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3.8㎞), 부산·대전(8.4㎞)은 10㎞를 넘지 않는 반면, 그 외 지역은 20㎞가 넘는 지역이 다수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27.6㎞), 전남(27.5㎞), 경북(26.3㎞)은 서울과 비교해 거리 격차가 7배까지 벌어졌다. 광주는 10.8㎞로 조사됐다.

강원 양구군 27.6㎞, 전남 신안군 27.4㎞, 전남 해남군 24.8㎞ 등 점포 이용시 이동 거리 상위 30곳을 보면 지방 중소도시나 군 단위 지역이 많았고, 대부분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들의 점포 축소와 디지털 취약계층 문제를 분석했다. 특히 단순히 은행 점포 축소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지리 정보를 접목했다.

보고서는 금융의 급속한 디지털화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서비스 수요와 공급 감소로 3년 동안 연평균 300여개의 점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디지털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소외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 점포수는 2012년 말 7673개에서 2020년 말 6405개, 2021년 말 6094개, 2022년 말 5800개, 2023년 말 5747개로 계속 줄고 있다.

금융연은 “지역의 고령화 수준이 높을수록 은행 점포 접근성이 낮다”며 “디지털화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물리적 점포 의존도가 높을 수 있는 고령층의 금융 소외는 계속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내 금융 소비자들의 물리적 이동 거리 변화를 반영한 점포 폐쇄 영향 평가와 절차 등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