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5·18민주화운동 유적지를 방문해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에 항거한 ‘광주정신’을 배우려는 성지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출신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 10월부터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9층과 10층에 위치한 5·18전시관과 5·18기념공간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9월 9776명(기록관 4080명·5·18기념공간 5696명)이던 방문객은 10월 1만4035명(5740명·829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11월에도 1만2337명(4479명·7858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외에서 찾는 인파도 상당했다. 9월 187명에 그쳤던 외국인 방문객은 10월 394명, 11월 388명으로 껑충 뛰었다.
12월 3일부터 11일까지는 총 121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이중 일본인이 91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적을 보면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몽골 등 아시아권은 물론 유럽(독일, 덴마크, 영국, 네덜란드, 폴란드)과 아프리카(이집트, 캄보디아) 등 다양하다.
내국인 방문객도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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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2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9층과 10층에 위치한 5·18 전시관을 찾은 해외 관람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이날 전남여고 3학년 학생 152명과 교사 8명 등 방문객도 5·18전시관을 찾았다.
A교사(40·여)는 “고3 학생들을 위한 수능 이후 프로그램으로 매년 전일빌딩을 방문한다. 올해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의미가 더욱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당시의 계엄군의 진압 모습과 시민들의 저항을 담은 사진, 증언 영상을 눈에 담았다. 5·18기념재단의 오월안내해설사(오월지기)로부터 그날의 생생한 목격담을 듣고 벽에 새겨진 총탄 자국 등을 목격하자 눈시울을 붉히거나 고개를 떨구는 이들도 있었다.
B양(19·여)은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가 많은 희생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당시 군대가 시민을 진압했던 모습을 보면서 너무 화가 나고 슬펐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월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참배객 수는 10월 28만4601명, 11월 29만2965명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동안은 방문객이 5월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개인 참배객들이 크게 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일빌딩 5·18전시관 관계자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평일 200명, 주말 500~600명에 달한다. 작년에 비해 100여명이 증가했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태까지 발생한 지금 5·18의 교훈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더 깨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