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는 최근 동구 인문학당에서 ‘소년이 온다’ 시민 낭독회를 개최했다.

“한강 작가 덕분에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80년 5월, 한 소년의 이야기’가 광주 동구 인문학당에 울려 펴졌다.

11일 동구에 따르면 전날 동구 인문학당에서 열린 ‘소년이 온다’ 시민낭독회에는 시민, 독립책방 관계자, 독서동아리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광주 동구, 80년 오월의 소년을 만나다’를 주제로 열린 낭독회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시 한번 기념하고, 스웨덴에서 열린 ‘제124회 노벨문학상 시상식’의 기쁨을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낭독회는 출판사 창비에서 보낸 1분20초 영상 상영, 한강 작가 스웨덴 강연, 시민 27명의 낭독,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의 문장을 낭독하고 5·18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 주인공 ‘동호’를 비롯해 5·18 당시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공유했고, 한강 작가가 말한 삶과 죽음, 폭력과 사랑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화순에서 온 강은숙씨(60·여)는 소년이 온다의 ‘4장 시민군 김진수의 죽음에 증언을 부탁받은 1990년의 나’의 한 부분을 낭독해 참여자에게 큰 울림을 줬다.

안종빈씨(56·순천)는 “전남도청 인접한 동구에서 ‘소년이 온다’ 낭독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당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참여했다”며 “주인공 ‘동호’를 비롯해 5·18 당시 고통받았던 광주시민들의 감정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12·3 비상계엄 사건은 충격이었다”며 “40여년 전에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사실이 섬뜩하지만 이번 낭독회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축하는 물론 1980년 광주를 떠올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27명의 참여자들이 각자 인상 깊었던 문구를 낭독한 뒤 한강 작가가 작사·작곡한 ‘12월 이야기’를 부르며 행사는 마무리 됐다.

임택 동구청장은 “이번 낭독회를 계기로 ‘소년이 온다’ 소설을 다시 한 번 정독하게 됐다”면서 “소년의 아픔과 그리움, 양심에 대한 고통 등 모든 것들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